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정씨는 지난 2019년 A사에 입사해 생산관리 업무를 담당하며 전국 단위 노동조합 내 사무장으로 활동했다. 사측은 지난 2024년 5월 정씨를 △문서 조작 및 허위 보고 △사문서 누설 및 유출 △월권 △정당 업무지시 거부 등 총 4개를 사유로 정직 1개월 및 보직변경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이에 정씨는 재심을 신청했으나 재심 징계위원회는 징계처분을 유지키로 결정했다. 이후 사측은 같은 해 6월 정씨의 보직을 사무직에서 현장생산직으로 변경했다.
정씨는 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가 부당하다며 구제신청을 했다. 그러나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모두 신청을 기각했다. 두 위원회는 △문서 조작 및 허위 보고 △정당 업무지시 거부의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지만 △사문서 누설 및 유출 △월권은 정당하므로 정직 처분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보직변경은 인사명령에 불과하므로 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정씨는 소송을 제기하며 사문서 누설 및 유출의 징계사유의 경우 사측과 법적 갈등이 있던 A씨에게 도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자료를 전달했을 뿐, 사익이 목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현장 직원들의 신속한 동복 지급을 위해 담당자로서 동복 구매를 발주한 행위는 월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아울러 정씨가 보직변경으로 인해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지 못하게 돼 실질적 감봉의 징계처분에 해당하며, 정직과 더불어 규정에 없는 징계를 병과한 이중징계로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정씨의 주장이 일부 타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정씨의 보직변경이 징계통보서에 포함돼 있고 직책 상실 및 수당 감소 등 불이익이 발생한 점에서 이는 단순 인사명령이 아닌 징계처분이라고 봤다. 회사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이 보직변경이 징계 종류로 규정돼 있지 않은데 이를 포함한 것은 징계재량권의 일탈 및 남용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사측에서 징계사유로 본 사문서 누설 및 유출과 월권의 경우 정당한 징계사유라 봤다. 정씨가 A씨에게 회사 생산 및 납품 계획과 실적 보고자료를 전달한 사실은 회사의 기밀을 누설 및 유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담당 이사와 대표이사의 검토 및 승인 결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발주요청서를 보낸 것 또한 직무상의 권한을 넘거나 권한을 남용한 독단적 행위라 판단했다.
이러한 점을 종합했을 때 재판부는 보직변경이 위법한 이상 정씨에 대한 징계는 모두 위법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징계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됨을 전제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 2, 3 징계사유만이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 보직변경을 하는 것이 위법할 뿐만 아니라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회사가 동일하게 정직 1개월의 처분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