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들 9월 서울로…'사법 독립·AI' 논의 주목

사회

뉴스1,

2026년 4월 27일, 오전 11:48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2026.3.12 © 뉴스1 이호윤 기자

오는 9월 서울에서 아시아·태평양 40여 개국 대법원장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세 번에 걸쳐 이 회의를 유치한 국가는 한국이 최초인 데다, 사법개혁 3법 등 국내 사법부 독립 관련 관심이 커지면서 이번 행사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9월 16~18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가 열린다.

이는 한국·호주·일본·싱가포르·중국 등 40여 아태 국가 대법원장들이 2년마다 모여 사법 현안을 논의하는 최고위급 국제 사법 행사다.

한국이 아태 회의를 여는 것은 1999년(8차), 2011년(14차)에 이어 세 번째로, 같은 나라가 세 차례 개최하는 것은 처음이다. 대한변호사협회 주도로 로아시아(아태지역법률가협회) 연차 총회도 병행 개최된다.

이번 회의는 총 6개 세션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핵심 세션으로는 17일 논의되는 '사법부의 역할: 각 국가별 관점'과 '법원에 대한 인식 제고'가 꼽힌다.

해당 세션은 최근 재판소원 제도 도입과 법왜곡죄 신설, 대법관 증원 등 입법부 주도로 사법개혁 3법의 입법이 이뤄진 상황과 맞물려 주목된다.

한국 외에도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 간 유사한 긴장 관계를 겪고 있는 다른 국가들이 다수 참석하는 만큼, 사실상 사법 독립을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션에는 홍콩, 호주 등 주요 국가 대법원장, 대법관이 좌장과 발표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법원에 대한 인식 제고' 세션에서는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와 언론과의 소통, 사법부 부패 방지, 독립 수호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법부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법 신뢰 회복 방안이 주요 화두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같은 날 진행되는 '사법부 및 법조계의 AI 활용' 세션도 주요 주제로 주목받는다. 법원 내 최고 IT 전문가로 꼽히는 이숙연 대법관도 발표자로서 이 세션에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 사법부의 인공지능(AI) 도입 추진 사례도 주요 참고 사례로 소개될 가능성이 있다.

법원행정처는 지난해 4월 법원행정처장 자문기구로 사법부 인공지능위원회를 출범하고 재판 업무에 대한 AI 기술 도입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후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사법부 자체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재판지원 AI 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이다.

최근 법조계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판결문 분석, 양형 예측, 소송 서류 검토 등 AI 활용 현황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아태 회의에서는 사법 연수의 중요성, 성폭력·가정폭력에 대한 사법적 접근, 국제중재를 포함한 사법의 민영화를 다루는 세션도 예정돼 있다.

사법통일국제연구소(UNIDROIT) 100주년, 유엔국제무역법위원회(UNCITRAL) 60주년 기념 발표와 세계은행·아시아개발은행(ADB)·경제협력개발기구(OECD)·세계정의프로젝트(WJP) 등 주요 국제기구 관계자들도 발표에 나선다.

아태 회의 개회식 직후에는 '세종대왕의 법치주의 정신'을 주제로 한 권영준 대법관의 발표가 마련돼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취임 이후 세종대왕의 법치주의 정신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이번 회의에서도 관련 연구 성과가 공유될 것으로 보인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해 9월 열린 '2025 세종 국제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세종대왕은 법을 왕권 강화를 위한 통치 수단이 아니라 백성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규범적 토대로 삼았다"며 "백성을 중심에 둔 세종대왕의 사법 철학은 시대를 초월해 오늘날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법의 가치와도 깊이 맞닿아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saem@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