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군 창녕읍 여초마을에 사는 임복순(67) 씨는 노인을 위한 일자리가 있다는 소식에 인근 노인복지관을 찾았지만 빈 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임씨가 여초마을에서 읍내로 나가려면 20여분을 걷고 하루 1~2회 운행하는 버스를 타야한다. 창녕읍 일대의 노인 일자리는 모두 읍내에 있다. 임씨는 “출근 시간을 맞추려면 사실상 걸어가야 하는데 용돈벌이하려다 더 큰 고생을 하겠더라”라며 “아쉽지만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비단 임씨 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올해 1월 발표한 ‘2025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참여자의 62.2%가 꼽은 가장 큰 애로사항은 ‘외부의 물리적 환경(날씨·교통·일자리 환경)’으로 나타났다.
폭염 등 기후 상황뿐만 아니라 활동처까지의 이동 불편도 고령층의 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농촌 지역인 읍·면에서는 해당 비율이 66.0%로 더 높게 나타나 지역 간 인프라 및 교통 접근성 차이가 참여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혔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경기 수원의 한 시니어클럽 관계자는 “대중 교통 여건이 좋지 않아 사실상 대중교통을 통한 출퇴근은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며 “처음에는 버스로 다녀보겠다는 분들도 나중에는 이동(비용과 시간 등) 부담으로 중도 포기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전남 장흥군은 지난해부터 ‘마을 단위’ 노인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마다 필요한 일자리를 만들어 이동이 어렵더라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노인들의 건강 등 상황을 주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올봄 전남 장흥군에서 장흥자활지원센터를 통해 '마을 단위'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이다. (사진=장흥자활지원센터 제공)
전문가들은 농촌에서는 ‘마을 안’ 일자리를 늘리거나 이동 여건을 개선해 노인일자리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수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삶의질정책연구센터장은 “(규모가 작은) 배후마을의 경우 인구가 줄면서 기존에 있던 버스 노선마저 축소하다보니 노인일자리 참여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농촌에서는 전등 교체 등 사소한 ‘생활 돌봄’ 수요가 많다. 이를 일자리와 연계하는 방법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