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경 사회부장
일명 사법개혁 3법(재판소원, 법왜곡죄, 대법관 증원)도 여당 주도로 신속히 통과돼 이중 재판소원과 법왜곡죄는 이미 시행 중이다. 지금까지 경찰에 접수된 법왜곡죄는 총 3272명 대상 239건이고,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재판소원 사건도 이미 400건을 훌쩍 넘어섰다.
이 일련의 법들은 비대해진 검찰과 법원의 권력을 분산·견제한다는 명분 아래 만들어졌지만, 더 나아가서는 형사사법의 궁극적인 목적인 실체적 진실 찾기를 위한 장치로서 작동해야 한다.
물론 실체적 진실 찾기는 길고 험난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수사기관이 증거를 통해 파악한 진실, 피고인이 주장하는 진실, 피해자가 기억하는 진실, 그리고 판사가 판단하는 진실이 하나가 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법은 다양한 '제도적 불복 수단'을 마련해 두고 있다. 3심제(항소, 상고)를 두고 있고 이제는 재판소원 절차를 거칠 수 있게 됐고,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소수의 사건들은 재심을 거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형사사건의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 공소를 제기하거나 유지하는 검사, 범죄수사를 하는 경찰 등이 법을 왜곡 적용했을 경우 직권남용과는 별개로 법왜곡죄로 고소, 고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법이 만들어지더라도 국민의 마음속에 법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법이 공정하게 집행된다는 확신이 없다면 그 수많은 장치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법은 거미줄에 비유되어 왔다. 권력자들이 그들이 가진 힘을 가지고 거미줄을 뚫는 것을 역사 속에서 혹은 현실에서 목격해 온 대중이 법치주의에 대해 불신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지금 국회에서는 여당 주도의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가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국정조사 후속 조치로 특검 출범을 공식화하고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특검은 출범할 것이고 조사범위에 포함된 7개 사건 중 일부 사건은 공소취소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거대 여당이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국정조사를 진행하고 특검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우려가 크다. 또한 일반 국민에게는 주어지지 않는 또 다른 불복의 수단이 특검법을 통해 주어진다면 법치주의에 대한 불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길고 험난한 과정을 거치는 국민들의 눈에 과반 의석의 다수당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인 입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이 곱게 비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비록 그들이 더 촘촘히 놓인 거미줄에 걸려들었다 할지라도 말이다.
법이 권력자의 방패가 되는 순간,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법치는 제자리를 잃고 불복의 역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때이다.
haru@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