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경기 화성시 소재 폐플라스틱 및 재활용 업체를 방문해 플라스틱 선별장을 둘러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뉴스1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8일 석유·나프타에 의존하는 플라스틱 사용 구조를 줄이기 위해 '탈플라스틱 순환경제 전환 추진계획'을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플라스틱을 덜 쓰고, 꼭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은 재생원료로 다시 쓰겠다는 내용이다.
이번 대책은 중동전쟁으로 플라스틱 원료인 석유와 나프타 수급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마련됐다. 정부는 2030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 전망치 대비 석유·나프타로 새로 만드는 플라스틱 원료를 3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원천감량 100만톤·재생원료 200만톤…택배 포장 줄이고 재활용 쉬운 '에코디자인' 구체화
2030년 폐플라스틱 발생 전망치는 약 1000만톤인데, 원천감량 100만톤과 재생원료 사용 200만톤을 통해 신재 기반 발생량을 700만톤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다. 화장품 용기와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 제품은 반복 사용 가능성과 재활용 용이성을 평가해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 종이 등 대체재 전환을 유도한다. 배달 용기는 구조를 가볍게 바꾸고, 택배 포장은 제품 공간비율 50% 이하와 포장횟수 1회 제한을 적용해 과대포장을 줄인다.
제품 생산 단계에서도 재활용이 쉬운 구조를 반영하도록 한다. 재활용이 어렵거나 다른 품목의 재활용을 방해하는 포장재는 업계 협약을 통해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의류와 전기·전자제품 등에는 내구성, 수리 용이성, 재활용성을 반영한 '한국형 에코디자인 제도'를 구체화한다.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에 부과하는 폐기물 부담금은 제품 수명에 따라 차등화하고, 재생원료를 일정 비율 이상 쓰면 감면 혜택을 강화한다.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에는 폐기물 부담금도 부과한다. 기본 요율은 일반 제품 150원/㎏, 건설 분야 75원/㎏이며, 재생원료를 일정 수준 이상 사용할 경우 감면 혜택을 확대한다.
환경의 날인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시자원순환센터에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가 쌓여 있다. 2024.6.5 © 뉴스1 이재명 기자
재생원료 사용도 확대한다. 올해부터 재생원료 10% 사용이 의무화된 페트병은 2030년까지 목표율을 30%로 높인다.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으로 만든 식품·화장품 용기와 비닐류 등도 유럽연합 수준을 참고해 목표율을 정할 계획이다. 중동전쟁 대응 품목으로 꼽힌 종량제봉투는 설비 교체와 스마트 제조공정 전환을 지원한다. 관련 설비 지원에는 국고 138억원이 추경에 반영됐다.
기존 소각 폐자원도 '재사용'…부산물 활용 위한 '규제 특례'도
그동안 소각되던 폐자원도 다시 쓰는 구조로 바꾼다. 경찰청과 협력해 폐기되던 경찰복을 수거한 뒤 재생 폴리에스터를 뽑거나 충전재·보온재로 활용하고, 향후 군복까지 대상을 넓힌다. 일회용 컵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에 편입해 같은 재질의 페트 트레이와 함께 재활용되도록 관리한다.
소각·매립 전 종량제봉투를 파봉·선별·세척하는 전처리시설과 인공지능·광학 선별기 보급도 확대한다. 폐비닐은 광역 단위 수거 체계를 만들고 원료를 다각화해 열분해 방식으로 재생 나프타를 뽑는 방안을 활성화한다. 재생원료 사용 비율과 품질 인증제도 도입해 기업과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산업단지 안에서 공정부산물을 더 자유롭게 순환이용할 수 있도록 순환경제 규제특례구역도 도입한다. 순환경제 신기술과 서비스를 시험할 수 있는 규제샌드박스도 활성화한다. 정부는 2027년부터 2033년까지 총 2540억원 규모의 'K-순환경제 리본 프로젝트'를 통해 선별 고도화와 연속식 열분해유 생산 등 기술개발도 추진한다.
일회용 플라스틱은 단계적으로 줄인다. 장례식장은 공공기관 운영 시설부터 협약을 통해 다회용기로 전환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민간 시설까지 넓힌다. 2025년 12월 기준 전국 장례식장 1075곳 중 다회용기를 쓰는 곳은 100곳이다. 사업장 구내식당과 카페, 스포츠경기장, 공공기관 인근 카페에도 다회용기 사용을 확대하고, 개인 컵 할인제와 혼합재질 포장재 사용 자제도 추진한다.
소비자가 제품을 고쳐 쓸 수 있도록 가전제품 제조사와 수리 정보 제공 시스템을 구축하고, 찾아가는 수리버스와 수리 카페 등 수리 거점도 늘린다. 공공기관과 국민 대상 플라스틱 감량 실천 수칙 홍보, 민관 거버넌스 운영도 포함됐다. 정부는 이번 대책의 원천감량과 순환이용 방식을 전기차 폐배터리와 태양광 폐패널 등 미래 폐자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3.12 © 뉴스1 김도우 기자
김 장관은 "이번 중동전쟁은 위기이지만, 수입자원에 의존하면서도 제품을 대량생산-폐기하는 선형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을 개선할 기회로도 작용한다"며 "원천감량과 순환이용이라는 핵심과제를 힘 있고 신속하게 추진하여,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지속 가능한 탈플라스틱 경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발표 대책엔 앞서 언급된 '컵 가격 표시제'(컵 따로 계산제)는 빠진 상태다.
ac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