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의 모습. © 뉴스1
'이춘재 연쇄살인' 9차 사건 범인으로 억울하게 구속 수사를 받다 풀려난 뒤 지병으로 숨진 고(故) 윤동일 씨 유족이 낸 국가배상 소송이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판사 류승우)는 28일 윤 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을 열었다.
윤 씨 유족 측은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관련 기록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정 안 되면 재판부가 가서 봐서라도 서증조사를 해야 하는 사건이다"라면서도 "분량이 상당히 많아 가서 서증조사를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고 대리인에게는 신속한 재판 진행을 명하고 피고 측에는 문서송부촉탁에 대한 협조를 당부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7월 7일에 다음 기일을 열기로 했다.
윤 씨 측 대리인은 "화성 (연쇄살인) 9차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해가 많았다"며 "그 기록을 안 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윤 씨는 19세였던 1990년 11월 15일 발생한 이춘재 연쇄살인 9차 사건 용의자로 불법 연행돼 가족과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 잠 안 재우기, 뺨 맞기 등 고문을 당하며 허위 자백을 강요받았다.
이후 수사기관은 윤 씨의 유전자(DNA)를 채취해 검사했고 9차 사건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윤 씨는 비슷한 시기 발생한 다른 강제추행 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재차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법은 1991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형을 선고했고 1992년 형이 확정됐다. 윤 씨는 집행유예 선고로 출소한 이후 암 진단을 받고 1997년 9월 유명을 달리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22년 12월 '이춘재 연쇄살인'에 대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부당한 공권력 행사, 사건 은폐 의혹 조사가 이뤄지는 등 다수 용의자에 대해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정윤섭)는 재심 공판에서 윤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 자백 진술과 피해자의 법정 진술을 보면, 피고인의 자백 진술은 임의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여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사과정, 법정진술도 신빙성이 없다"며 "증거능력이 없거나 입증할 증거가 없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돼 무죄를 선고한다"고 부연했다.또 선고 말미에 "고인이 되신 피고인이 명예를 회복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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