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경면 국립기상과학원 고산기후변화감시소 © 뉴스1 황덕현 기자
국립기상과학원은 지난해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배경농도가 432.7ppm으로 관측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년보다 3.2ppm 증가했고, 전 지구 평균 425.6ppm보다 7.1ppm 높았다.
배경농도란, 공장이나 도심 주변의 일시적 영향을 줄이고 비교적 넓은 범위의 대기 상태를 보기 위한 농도를 말한다.
이번 수치는 안면도와 제주고산, 울릉도 관측값을 평균한 것이다. 가장 오래 관측한 안면도 기준 이산화탄소 농도는 1999년 관측 이후 61.4ppm 상승했다.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2000년 이후 해마다 평균 2.5ppm씩 높아졌고, 최근 10년에는 연평균 2.6ppm 속도로 증가했다.
이산화탄소 증가 흐름은 기온 상승과도 함께 나타났다. 국립기상과학원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기준 기간보다 약 1.4도 높아졌다. 이산화탄소가 기온 변동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온실가스 농도 증가와 기온 상승이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확인된다.
김상백 국립기상과학원 지구대기감시연구과장이 28일 제주 서귀포 서호동 국립기상과학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온실가스 농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다만 한국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전 지구 평균보다 높다고 해서 국내 배출만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김상백 국립기상과학원 지구대기감시연구과장은 이날 제주 서귀포 서호동 국립기상과학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산화탄소는 한 번 배출되면 전 지구적으로 섞이고 100년 이상 대기 중에 남는다"며 "우리나라 관측값을 우리나라만의 영향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동아시아 주변 영향이 함께 반영된다는 취지다.
현재와 같은 증가 속도가 이어질 경우 농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 김 과장은 같은 브리핑에서 현재의 연 2.5~2.6ppm 증가 추세를 단순 연장하면 2050년 안면도 기준 이산화탄소 농도가 약 495ppm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단순 추세 계산이며, 앞으로 25년 동안의 감축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온실가스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메탄 배경농도는 2023ppb로 전년보다 2ppb 증가했다. 최근 10년 평균 증가율인 연 10ppb보다는 증가 속도가 늦춰졌다. 아산화질소는 340.6ppb, 육불화황은 12.5ppt로 모두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 역시 전 지구 평균보다 높았다.
최근 10년간 주요 지구대기감시 연평균 관측자료(기상청 제공) © 뉴스1
온실가스마다 정책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은 다르다. 김 과장은 브리핑에서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오래 남아 단기간에 농도 변화가 크지 않지만, 메탄은 수명이 약 10년 안팎으로 상대적으로 짧아 감축 효과가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메탄 증가 속도 둔화는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변화로 제시됐다.
반대로 염화불화탄소류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염화불화탄소류는 온실가스이면서 성층권 오존을 파괴하는 물질이다. 국립기상과학원은 1989년 몬트리올의정서 이후 국제 규제가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했다.
에어로졸과 미세먼지(PM10)는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강수 산성도도 2007년 이후 약화하는 흐름이며, 지난해에는 산성비 기준인 pH 5.6에 가까운 약산성 pH 5.2로 관측됐다. 다만 에어로졸은 대기 중 위치와 성분에 따라 냉각 또는 가열 효과가 달라질 수 있어 기후 영향은 단순하게 해석하기 어렵다.
ac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