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형사보상금, 사후양자도 상속 인정…헌재 "합헌"

사회

뉴스1,

2026년 5월 01일, 오후 12:00

제주4·3 희생자 유족들이 제를 지내고 있다. 2026.4.3 © 뉴스1 오미란 기자

제주4·3사건 희생자에 대한 형사보상금을 사후양자에게도 지급하도록 한 법 규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사후양자의 법적 지위와 제주 지역의 관습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18조의2 제2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청구인 A 씨는 제주4·3사건과 관련해 내란실행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50년경 사망한 희생자 B 씨의 딸이다. A 씨의 어머니는 호주 승계를 위해 B 씨가 사망한 뒤인 1987년 C 씨를 사후양자로 입적했다.

지난 2021년 재심에서 B 씨의 무죄가 확정되자, A·C 씨는 공동으로 형사보상을 청구했다.

형사보상 절차 진행 중 A 씨는 제주4·3사건 특별법에 따라 친생자와 사후양자가 형사보상 청구권을 공동으로 상속받는 건 헌법에 어긋난다면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냈고, 법원에서 각하되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형사보상 청구의 특례를 규정한 심판 대상 조항에 따르면 보상금을 지급받을 권리는 청구 당시의 상속인에게 귀속된다. 상속인에는 사후양자도 포함된다.

헌재는 이 같은 조항이 친생자의 재산권(상속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면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 중 하나로 제주4·3사건 희생자 상당수가 직계비속이 없는 점을 언급했다.

헌재는 "제주4·3사건 희생자 가운데 남자가 79.1%, 20대 사망자가 41%에 달한다"며 "이같이 직계비속 없는 희생자가 많아지자, 제주도에서는 자녀 없이 사망한 희생자의 3촌 또는 5촌 조카를 사후양자로 보내 제사 봉행·분묘관리를 맡게 하는 관습이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관습은 제주도민에게 친족 공동체가 희생자를 기억·애도하는 주요한 방식으로 기능했다"며 "사후양자 역시 오랜 기간 스스로를 희생자 직계비속으로 인식하며 감정을 공유하며 지내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헌재는 희생자의 공헌·희생을 기리고 추모함으로써 사후적으로 예우한 사후양자들에 대해 형사보상 청구권에 대한 상속권을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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