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 與후보 잇단 '무혐의'…김병기 수사는 9개월째 무소식

사회

뉴스1,

2026년 5월 03일, 오후 01:42

김병기 무소속 의원. 2026.4.14 © 뉴스1 유승관 기자

6·3 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사선상에 올랐던 여권 유력 후보들이 잇달아 무혐의 처분을 받고 있다. 9개월째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처분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를 놓고 수사기관들이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고려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4일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인 박수현 의원의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의혹과 관련한 사기 및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다만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대표 이 모 씨와 법인에 대해서는 업무상 배임 및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박 의원이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대표를 지냈을 뿐, 실질적인 운영은 이 대표가 전담해 온 것으로 보고 박 의원의 기부금 편취 등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이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로 확정된 것은 같은 달 15일로, 공천 확정 열흘도 지나지 않아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충남 대천항수산시장에서 박수현 충남도지사 후보에게 김을 먹여주고 있다. 2026.4.20 © 뉴스1 김기태 기자

박 의원이 초대 회장을 맡았던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는 국회사무처에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뒤 유엔 본부와 협약 없이 산하 기구인 것처럼 활동하며 4년간 수십억 원의 기부금을 챙긴 의혹을 받아 왔다.

경찰은 2023년 11월 국회사무처의 수사 의뢰를 받아 같은 해 12월 사건을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2년 6개월 동안 수사를 이어왔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박 의원의 기부금품법 위반 및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 한 차례 불송치 결정을 내렸지만, 서울중앙지검의 재수사 요구로 사기 혐의까지 포함해 다시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결국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재차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보다 앞서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인 전재수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지난달 10일 전 의원의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공소시효 완성 또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공소권 없음 및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이는 전 의원이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지 하루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전 의원은 까르띠에 시계 1점을 비롯해 현금 2000만~3000만 원 상당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았는데, 합수본은 뇌물 액수가 3000만 원 미만인 것으로 보고 공소시효 7년을 적용해 공소권 없음으로 판단했다. 이를 두고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가 15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시장을 찾아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2026.4.15 © 뉴스1 윤일지 기자

이런 가운데 경찰은 공천헌금 수수 및 차남 취업·대학 편입 청탁 등 13가지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 사건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10일까지 김 의원을 7차례 불러 조사했다. 추가 소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 의원은 마지막 출석 당시 "무죄 입증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가 마무리된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분리 송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지만, 이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마무리된 혐의에 대해 결론을 내겠다고 했는데, 시간이 다소 늘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시작된 김 의원 사건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 유력 후보들이 잇달아 무혐의 처분을 받고 있는 가운데 김 의원 사건이 좀처럼 결론 나지 않고 있는 배경에는 경찰의 정치적 고려가 깔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방선거 후보로 확정된 이들에 대해서는 공천 직후 과감히 무혐의 처분을 통해 사건을 종결지으면서도, 혐의를 벗지 못한 여당 출신 피의자에 대해서는 지방선거 판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사건 처리를 최대한 늦추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편에서는 최근 경무관 인사로 인해 서울청 수사부장이 교체되고, 공공범죄수사대가 속한 광역수사단장도 새로 부임하면서 주요 수사가 더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수사는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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