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운행하는 카카오 택시. © 뉴스1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부풀리기' 혐의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가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부과한 3억4000만 원대 과징금과 인사 징계 조치가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호성호)는 지난달 10일 이창민 전 카카오모빌리티 CFO가 금융위원회와 증선위를 상대로 제기한 '감리결과조치 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금융당국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2020~2022년 영업수익(매출액)과 영업비용을 과대계상해 매출을 부풀렸다고 판단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로부터 받은 가맹수수료(20%)와 택시에 지급한 업무제휴수수료(16.7%)를 각각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으로 인식하는 방식인 '총액법'으로 회계처리를 해왔다.
금감원은 '가맹수수료' 20%가 아닌 '가맹수수료(20%)에서 업무제휴수수료(16.7%)를 차감한 금액'인 3.3%만 영업수익으로 인식하는 '순액법'으로 회계처리를 해야 한다고 봤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감리 결과를 바탕으로 이 전 CFO에게 과징금 3억 4620만 원을 부과하고 면직 권고 및 6개월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재판부는 총액법이 아닌 순액법 방식으로 회계처리를 해야 한다는 금융위 주장을 받아들였다. 가맹계약과 업무제휴계약을 하나의 통합된 계약으로 판단하면서다.
재판부는 "업무제휴계약에 따른 활동비는 실질적으로 가맹점에 지급하는 '대가'에 해당한다"며 "활동비를 수익에서 차감하지 않고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을 과대계상한 회계처리는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징금 부과 처분 전제인 '중대한 과실'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기업회계기준서는 개별 거래의 경제적 실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순액법에 따른 수익 표시 여부를 판단하도록 규정하는데, 이러한 기준 특성상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서로 다른 해석이 가능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전 CFO가 총액법을 적용해 회계처리를 한 것이 기업회계기준서의 규정상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순액법을 채택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곧바로 중대한 과실로 평가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신사업을 수행하려는 회사로서는 회계처리 관행이나 선례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합리적으로 여겨지는 회계처리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위반 행위에 명확한 동기가 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과실'로 평가할 여지가 많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을 준비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총액법으로 회계처리했다"는 금융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융위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재무제표의 수익과 비용이 과대계상됐을 뿐 다른 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점, 투자자에게 정보가 은폐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점, 이 전 CFO가 주의의무를 심각하게 해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을 종합하면 면직 권고 등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전 CFO가 금감원의 감리 결과를 수용해 회계처리에 순액법을 적용해 재작성한 2020~2022년 연결재무제표를 공시했다"며 "회계처리 투명성 확보라는 공익은 상당 부분 달성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의무 위반 내용에 비해 제재 처분이 과중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 해당한다"며 "각 처분은 모두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했다.
doo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