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서일초등학교에서 6학년 학생들이 수학여행 출발에 들뜬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스1 황희규 기자
초등교사 10명 중 9명 이상이 소풍과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 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에 대한 불안(49.8%)'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으며, '학부모 민원에 대한 두려움'(37%)도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4일 초등교사노동조합(초등교사노조)이 현장 교사 2만19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0.5%(1만9827명)가 현재의 현장체험학습(숙박형·일일형) 추진이 업무 부담과 위험성이 크다며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대체로 부정적'이라는 응답도 5.7%(1256명)에 달했다. 반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교사는 2.1%(469명)에 그쳤다.
현장체험학습 추진 시 가장 큰 심리적·물리적 장벽으로는 '안전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에 대한 불안감'이 꼽혔다. 복수 응답(2개 항목)을 허용한 결과, 전체 응답의 49.8%(2만1812건)가 법적 책임 관련 내용이었다.
학생 생활지도·체험 장소·식사·비용 등을 둘러싼 학부모 민원 대응 스트레스가 37.0%(1만6235건)로 뒤를 이었고, 체험처 선정·계약·정산 등 과중한 행정 업무 부담이 12.4%(5443건)를 기록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게 학교의 현장체험학습이 위축되는 현상을 두고 "혹시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비용을 지원해서 안전요원을 충분히 보강을 하든지, 또 선생님들의 수업이나 관리에 부담이 생기면 인력을 추가 채용해서 관리·안전 요원을 몇 명 더 데리고 가면 되지 않냐"고 했다.
이같이 대통령이 나서 현장체험학습 시 안전 요원 보강 방안을 제시한 가운데, 실제 안전 요원을 활용해 본 교사 중 44.3%(9707명)는 '효과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28.0%(6140명)는 '효과도 없이 오히려 업무만 늘었다'고 답했다. 교사노조는 이를 두고 "요원이 있어도 사고 시 최종 책임은 교사에게 집중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장체험학습의 안전하고 원활한 운영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법적 안전장치 마련이 압도적으로 꼽혔다. 전체 교사의 92.5%(2만271명)가 사고 발생 시 교사의 면책권을 보장하는 확실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행정업무 경감 및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각각 3.6% 수준에 그쳤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문제의 본질은 모든 교육활동의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 전가하는 구조에 있다"며 "정부는 법적 안전장치 마련과 강력한 민원 대응 체계를 구축해 교사가 오직 학생의 성장을 위해 교육활동을 구상하고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mine12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