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시민 곁으로 돌아온 소녀상…바리케이드 전면 철거

사회

뉴스1,

2026년 5월 06일, 오후 01:28

6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751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평화의 소녀상 앞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고 있다. 2026.5.6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에워싼 경찰 바리케이드가 약 6년 만에 시민들의 환호 속에 전면 철거됐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과 수요시위 참가자들 30여명은 6일 낮 12시 제1751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시작에 맞춰 소녀상 앞뒤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철거했다.

바리케이드가 철거되는 순간 "일본은 사죄하라", "평화가 이겼다"라는 함성과 함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시민들에게 개방된 소녀상 머리 위로는 보라색 화환이 놓였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상징물인 노란 나비를 가슴에 단 참석자들은 '일본 정부는 공식 사죄하라', '할머니들께 명예와 인권을', '소녀상은 지켜야 할 역사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함성을 질렀다.

한경희 정의연 이사장은 바리케이드 철거 직전 "2020년 6월 평화의 소녀상이 보호라는 이름 하에 바리케이드에 갇힌 후 아무도 곁에 다가갈 수 없었고, 그 옆 빈 의자에는 오랫동안 아무도 앉을 수 없었다"며" 그 사이 해외 소녀상들은 일본 정부의 압박 속에 철거되거나 이전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부정과 혐오에 맞서 진실을 지키려는 노력은 2026년 2월 허위사실 유포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 개정을 이끌어냈고, 3월에는 혐오와 거짓을 퍼뜨리던 역사 부정 세력의 대표적 인물을 구속시켰다"며 "그리고 마침내 오늘 우리는 이 바리케이드를 걷어낸다"며 환영했다.

6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751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뒤로 6년 여 만에 바리케이드가 철거된 평화의 소녀상이 보이고 있다. 2026.5.6 © 뉴스1 임세영 기자

소녀상 인근 바리케이드가 전면 철거된 건 약 5년 11개월 만이다. 2019년부터 시작된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의 위안부 혐오 시위가 본격화되고 소녀상 훼손 우려가 일자, 경찰은 2020년 6월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김 대표가 올해 3월 구속된 이후 바리케이드 철거 논의가 시작됐다. 종로경찰서는 지난달 1일부터 매주 수요시위가 진행되는 동안에만 소녀상 주변 바리케이드를 임시로 철거해 왔다.

정의연은 종로경찰서에 공문을 보내 5월 6일 바리케이드를 전면 철거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따라 이날 바리케이드 전면 철거가 이뤄졌다.

정의연 측은 소녀상 보호를 위해 CCTV 설치를 종로구청에 요청한 상태다. 한 이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저희들이 요구하는 것은 주변에 CCTV, 경찰분들의 경비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CCTV 설치는) 저희가 요청했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수요시위는 축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수요시위를 주관한 한국YWCA의 조은영 회장은 "(바리케이드가) 소녀상을 훼손하고 공격하는 세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친 펜스였지만 마치 장벽이 돼 소녀상과 우리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 같았다"며 "오늘 펜스가 걷히는 것을 여러분과 함께 눈으로 확인하게 돼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하얀 저고리와 검은색 치마 등 3·1운동 당시 복장을 착용하고 수요시위에 참석한 김부미 씨(59·여)는 "바리케이드가 철거된다는 소식에 너무 즐거웠다가 눈물도 나서, 어제 잠을 한숨도 못 잤다"며 "3·1 운동이 8·15 광복을 앞당긴 움직임인 것처럼 바리케이드 철거가 역사 왜곡을 바로 잡는 단초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3·1운동 복장을 입었다"고 말했다.

한편소녀상 제작자인 김서경 작가는 이날부터 1박 2일 동안 현장에서 도색 등 보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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