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기업 아닌 업종별로 협상하자"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07일, 오전 05:31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노조에 힘이 실리면서 ‘노노(勞勞) 갈등’이 심화하자 양대노총은 업종별, 산업별로 교섭을 진행하는 ‘초기업 교섭’을 해결 카드로 꺼내들었다. 같은 기업이라도 반도체와 가전사업별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노동 형태별로 근로조건이 다르고 서로 추구하는 이익이 다른 탓이다.

6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지난달 청와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산업별 교섭을 추진하기 위한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정부에 요청했다. 초기업 교섭은 기업별로 진행하는 현행 노사 교섭 체제를 넘어 산업·지역·업종별로 묶어 교섭단위를 구축하는 제도다. 가령 조선업 노동자들이 초기업 노조를 구축한 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근무 조건을 요구해서 타결하면, 협회에 속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모든 기업에 해당 교섭 내용이 적용되는 구조다.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사진=연합뉴스)
초기업 교섭에 나서는 노조는 원청노조와 하청노조, 정규직과 비정규직, 상급단체 여부 등에 상관없이 모두 같은 교섭단체로 뭉쳐 ‘원팀’을 만들 수 있다. 초기업 교섭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도 거론되는 이유다. 지금은 하청노조에 힘이 실리면서 원청노조(정규직 노동자)와 갈등이 나타나고 있는데, 하청노조가 원청과 교섭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초기업 교섭을 구축해야 한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포스코의 경우 최근 협력사 직원 7000명을 순차적으로 직고용한다는 발표에 정규직 노조에서 반발하는 성명을 냈고, SK하이닉스에선 하청기업 노조가 성과급 소식에 불만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다만 초기업 교섭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노조 내부에서도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사회적 대화를 진행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현재 초기업 교섭은 노조법에 명시만 되어 있을 뿐, 강제력이 없고 세부사항도 없다. 노동계는 초기업 노조가 점차 조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올해를 초기업 교섭을 돌파하기 위한 기점으로 삼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지난 10년간 초기업 노조 조합원은 52.3% 증가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초기업 노조를 구성할 때 한국노총 노조도 함께 할 건지, 상급단체가 없는 노조까지 포함할지 등 단위를 마련하는 과정도 매우 복잡한 문제”라며 “초기업 노조도 하나의 형태만 있는 게 아니라 이를 더 구체화하고 의무화하는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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