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선택, ‘이것’은 필수?”…서울 중년 ‘싱글’의 삶은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07일, 오전 08:56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서울 거주 중년 5명 중 1명은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미혼이라도 소득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와 행복지수가 높고 외로움은 덜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년 미혼 가구의 세대 구성 변화(사진=서울시)
서울시는 7일 서울서베이와 국가데이터처 자료를 분석한 ‘서울시 중년 미혼의 삶’ 보고서를 공개했다. 시는 보고서를 토대로 혼자 사는 중년이 보편적 가구로 자리잡고 비혼이 일상화된 인구·가구 구조에 대응한 맞춤형 정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의 40~59세 중년 인구는 약 274만 명으로 전체 내국인의 약 31%를 차지했다. 이 중 미혼 비율은 20.5%로, 2022년(18.3%), 2023년(19.4%)과 비교할 때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성별로는 남성 중년 미혼이 24.1%, 여성은 16.9%였다.

중년 미혼 가구는 1인 가구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경향이 파악됐다. 중년 미혼 1인 가구 비율은 2015년 61.3%에서 2025년 80.5%로 약 19%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부모 등과 함께 사는 2세대 이상 가구는 같은 기간 33.5%에서 17.7%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소득이 높은 집단에서는 독립 거주를 선택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관리전문직·화이트칼라 직종의 1인 가구 비율은 2015년 53.9%에서 2025년 66.9%로 약 13%포인트 뛰어서 2세대 이상 중년 미혼 가구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삶의 형태도 소득 수준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 삶의 만족도와 일·여가 균형, 행복지수 세 항목 모두 월 소득이 높아질수록 증가세가 나타났고, 외로움 수치는 반대로 낮아졌다. 서울시는 가족 형태보다 경제적 여건이 삶의 질을 더 크게 좌우했다고 설명했다.

소득에 따른 격차는 여가 활동에서도 확인됐다. 관리전문직 중년 미혼 1인 가구의 적극적 여가 활동(문화예술·스포츠·관광) 비율은 평일 36.1%, 주말 47.1%로 다른 직군보다 가장 높았다. 주 3~4회 체육활동을 즐긴다는 응답도 관리전문직에 종사하는 중년 미혼 1인가구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만 중년 미혼 1인 가구는 사회적 연결망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지역사회 소속감은 10점 만점에 3.4점으로 조사돼 기혼 부부 가구의 점수(4.3점)를 밑돌았다. 특히 40대 남성 미혼 1인 가구는 3.0점으로 전체 유형 중 가장 낮았다. 단체 활동 참여율도 미혼 1인 가구(76.2%)가 기혼 유자녀 가구(83.3%)보다 낮아 사회적 관계 형성 기회가 제한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중년 미혼 가구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시는 365일 24시간 외로움 상담창구인 ‘외로움안녕120’과 1인 가구 대상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 서울마음편의점을 운영 중이다. 19곳에서 운영하는 ‘서울마음편의점’은 외로움 자가 진단부터 전문가 상담과 맞춤형 프로그램까지 한 곳에서 제공하는 공간으로, 지난해 3월 개소 이후 현재까지 약 8만 명이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외로움 자가진단 △전문가·고립경험 당사자와 상담 △외로움 극복 맞춤형 프로그램 △소통공간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강옥현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중년 미혼은 더 이상 예외적인 집단이 아니라 서울의 새로운 가구 기준이 되고 있다”며 “생활 안정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와 정서적 지원까지 아우르는 정책적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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