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모습. 2026.3.25 © 뉴스1 이호윤 기자
헌법재판소의 기소유예 처분 취소 기능을 법원으로 옮긴다는 취지의 법안에 대해 법원과 헌재가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법원은 "사법 체계에 심대한 혼란을 초래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지만, 헌재는 지난 2월 이미 같은 법안에 대해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전날(6일) 기소유예 처분 취소를 행정소송 대상에 포함한다는 내용이 담긴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해 이 같은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대표 발의한 검찰청법 개정안은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하는 피의자가 검찰 항고 절차를 거친 뒤 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항고기각 결정을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기소유예는 범죄 행위 자체는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량에 따라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이다.
현행 제도상 무죄를 주장하는 피의자는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해 고등검찰청 또는 검찰총장에 항고할 수 있다. 항고가 기각되면 90일 이내 헌재에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해 다시 판단 받을 수 있다.
개정안 내용에 대해 법원행정처는 "기소유예 등 검사의 불기소처분은 형사사법 영역으로 일반 행정처분과 다르다"면서 "행정법원에서 혐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대 의견을 냈다.
법원은 민사소송법을 준용하는 행정법원이 형사사법 절차에서 벌어진 일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판례에도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나 항고·재항고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단이 있다.
반면 헌재는 지난 2월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개정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헌재는 "혐의없음 처분을 해야 할 사안임에도 기소유예 처분을 하는 경우 피의자에게는 공소제기보다 더 불리한 결과가 된다"며 "통상의 처분과 달리 법원 재판을 통한 권리 구제를 보장하지 않는 것은 재판청구권 보장 측면에서 볼 때 미흡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소원을 통한 구제 절차만 상정하는 것은 보충적·예외적 권리구제 절차로서의 본질과 기능, 헌재·법원의 역할과 기능을 고려할 때 적절치 못한 측면이 있다"며 "헌재는 헌법 해석과 위헌 판단에 집중하고, 사실관계 확정과 개별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문제는 법원 재판에서 다루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1989년 공권력으로부터 기본권을 구제해야 한다는 이유로 검찰의 반발에도 기소유예 취소 처분을 헌법심사 대상에 포함한 바 있다.
sae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