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 만류 의사' 좌표 찍고 욕 뱉은 의사, 벌금형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07일, 오후 04:29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의정갈등 사태 당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등의 단체활동을 만류하는 동료 의사를 모욕하고 신상을 공개한 의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사진= 게티이미지)


서울동부지법 형사1단독 양환승 부장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현직 의사 강모(38) 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사건은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발표한 뒤 전국 주요 병원의 전공의들이 이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진료를 거부하는 등의 단체행동을 하던 2024년 3월 발생했다.

당시 강 씨는 정부 정책에 불만을 품고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을 지지했다. 그러던 중 의사·의대생 신분을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접속해 전공의들의 집단 행동을 만류하는 글을 보게 됐다.

글의 요지는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은 산부인과와 소아과에 이득이니 잘못된 선택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글 작성자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의 교수로 근무하던 A 씨였다.

글을 읽은 강 씨는 A 씨를 비난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A 씨의 글을 캡처한 사진과 그를 ‘X창수’라고 비난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당시 A 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의 전공의들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에 실명으로 위 글을 올려 글 작성자 특정이 가능했던 상황이었다. 글이 논란이 되자 강 씨는 재차 A 씨가 근무 중인 병원을 거론하며 ‘B병원 산부인과 과장님이시랍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양 부장판사는 “채택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사실관계를 종합해보면 강 씨의 댓글이 A 씨를 지칭한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했고, 의사와 의대생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커뮤니티라는 점에서 피고인에게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음도 분명하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메디스태프에 전공의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들을 향한 비방글이 올라온 것은 해당 사건이 처음이 아니다.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한 이후 병원에 남아 진료를 이어가는 의사나 휴학하지 않은 의대생들의 신상을 공개한 ‘의료계 블랙리스트’ 등의 글과 이들을 비방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경찰은 ‘의료계 블랙리스트’ 등의 불법 게시를 방조한 혐의로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메디스태프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는 악성 이용자에 대한 이용해지와 함께 시정요구(수사의뢰 게시물의 삭제)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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