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성남FC 의혹' 관련 변호사 출국금지 통지유예는 위법"

사회

뉴스1,

2026년 5월 08일, 오전 10:3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2026.3.1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와 관련해 변호사를 출국 금지하면서도 이를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은 조치는 위법이라는 법원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8일 백주선 변호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백 변호사는 2022년 9월 26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 과정에서 출국 금지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은 법무부에 출국금지와 결정 통지 유예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그날부터 2022년 10월 25일까지 백 변호사에 대한 출국금지 결정을 했다.

이후 출국금지 기간은 1차 연장으로 출국금지 기간은 2022년 11월 25일까지 늘어났고, 재연장 결정에 따라 같은 해 12월 24일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도 백 변호사에게 출국금지 사실은 통지되지 않았다.

백 변호사는 2022년 12월 8일 국제 학술교류회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가서야 자신이 출국금지 상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백 변호사는 곧바로 성남지청에 출국금지 해제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당일 오후 3시 11분쯤 이를 해제했다.

그러나 백 변호사가 예약한 항공편은 이미 출발한 뒤였고, 결국 예정된 일정에 참석하지 못했다.

백 변호사는 출국금지 결정이 법에서 정한 사유 없이 이뤄졌고, 통지 유예 역시 위법이라면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2심은 모두 백 변호사에 대한 출국금지 통지 유예는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1심은 "백 변호사가 사건과 관련해 출국금지 결정 이전·이후에 수사기관에서 피의자로 입건되거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며 "출국금지 사실을 통지하면 범죄 수사에 중대·명백한 장애가 생길 우려가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은 통지 유예를 예외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출국금지에 대한 불복 절차를 두는 점, 통지 없는 출국금지가 당사자에게 손해를 가할 수 있는 점, 출국금지는 보상 절차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통지 유예 사유를 엄격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술교류회 참가비 취소 수수료 85만 5000원과 위자료 100만 원을 합쳐 총 185만5000원을 배상액으로 산정했다.

다만 출국금지와 그 연장 결정 자체는 적법하다고 봤다.

이 같은 판단은 2심에서도 유지됐다. 다만 2심은 취소 수수료 85만 5000원에 더해 위자료를 500만 원으로 높여 585만 5000원의 배상액을 인정했다.

2심은 "출국금지 기간이 통지 유예가 불가한 경우인 3개월에 거의 달했다"며 "통지 유예로 직업적 신뢰도와 사회적 평판이 훼손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대법원 역시 "예외적으로 통지 유예를 허용하는 사유로 '범죄 수사에 중대·명백한 장애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출국금지 통지로 인해 출국금지 대상자, 수사 중인 사건 혐의자, 주요 참고인 등이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는 경우 등으로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원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대법원이 출국금지 통지 유예에 대해 위법성 판단 기준을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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