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세종병원, 하루에 두 건 심장이식 성공…말기 심부전 환자 생명 구하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08일, 오후 04:55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20대 A씨는 2년 전 급성 심부전으로 생사의 기로에 놓인 채 인천세종병원을 찾았다. 당시 응급 심장이식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그는 이후 1년 가까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며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다시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났고, 검사 결과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이식받은 심장의 기능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여러 차례 입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이어갔지만 상태는 점점 나빠졌고, 결국 심정지까지 발생하면서 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를 삽입하고 심장 재이식을 준비하게 됐다.

또 다른 환자 B씨 역시 상황은 위중했다. B씨는 심장 기능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태로 판단돼 이미 심장이식 대기자 등록을 마친 상태였다. 결국 A·B씨 두 명의 환자가 동시에 ECMO에 의존한 채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고, 의료진은 두 환자 모두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판단했다.

인천세종병원(병원장 오병희)이 말기 심부전으로 위중한 상태였던 두 환자에게 하루 동안 연속으로 심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두 환자는 ECMO 치료를 받으며 생명이 위태로웠으나, 의료진의 신속한 판단과 병원 전체의 협력으로 고난도 수술을 마쳤고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며 퇴원했다. 이번 성과는 병원의 심장이식 역량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입증했다.

심장이식은 공여자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고, 수술 전후 집중 치료와 다학제 협진이 필수적인 대표적 고난도 수술이다. 이번 수술은 의료진의 신속한 판단과 숙련된 역량, 24시간 대응 가능한 심장이식센터 시스템이 뒷받침되며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당시 병원에는 동시에 두 건의 장기기증자 소식이 전해졌다. 두 건의 기증 모두 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 대기 환자들에게 우선 배정 가능한 상황이었다. 당시 ECMO 치료를 받고 있던 두 환자는 모두 위중한 상태로 의료진은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루 동안 심장이식 수술 두 건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단순히 수술 일정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수술방과 중환자실 병상 확보는 물론 심장혈관흉부외과·마취통증의학과·심폐기팀·혈액은행·검사실·약제팀·응급실·보안팀까지 병원 전체의 유기적인 협조가 동시에 이뤄져야 했다.

의료진은 긴급 회의를 통해 두 환자 모두에게 이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각 부서는 즉시 대응에 나섰고, 심장이식 코디네이터는 수술방과 중환자실 운영 가능 여부, 혈액 공급, 검사 및 약제 준비 상황 등을 신속히 점검했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기증 심장 적출 시간이었다. 심장이식 코디네이터는 상대 병원 코디네이터와 긴밀히 협의하며 두 환자의 위중한 상태와 수술 동선을 설명했고, 최적의 수술이 가능하도록 적출 시간을 조정했다.

이후 병원은 본격적인 릴레이 이식 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

적출팀은 먼저 첫 번째 병원으로 이동해 기증 심장을 적출한 뒤 곧바로 병원으로 복귀했고, 도착 즉시 첫 번째 환자의 심장이식 수술을 시작했다. 동시에 적출팀은 다시 두 번째 병원으로 이동해 또 다른 심장을 적출했다.

이 과정에서 병원은 응급실과 수술실, 구급차 이동 동선까지 실시간으로 조율했다. 보안팀은 심장 이송 경로를 확보했고, 심장이식 코디네이터는 응급실 앞에서 직접 기증 심장을 인계받아 수술실로 전달했다. 이어 두 번째 심장이식 수술도 곧바로 진행됐다.

인천세종병원 손정아 심장이식코디네이터는 “오직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긴박한 릴레이였다”며 “기증 병원 코디네이터와 적출팀, 심장이식 코디네이터, 수술팀, 중환자실 의료진이 끊임없이 연결되며 단 한 치의 오차 없이 움직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수술은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두 환자 모두 ECMO 치료를 받고 있던 중증의 상태였고, 이 가운데 한 명은 심장 재이식 환자여서 의료진의 부담도 컸다. 그러나 전체의 협업 속에 두 건의 고난도 수술은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두 환자는 기대 이상의 회복 경과를 보였다. 특히 재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빠르게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실로 이동했으며, 또 다른 환자 역시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갔다.

인천세종병원 김경희 심장이식센터장은 “심장이식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초고난도 수술로, 의료진 간 긴밀한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하루 동안 두 건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것은 병원의 심장이식 시스템과 말기 심부전 환자들에 대한 치료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중증 심부전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심장이식 분야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오병희 인천세종병원장은 ”심장이식센터를 운영하며 심장이식, 인공심장, ECMO 치료 등 중증 심장질환 치료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말기 심부전 환자들이 건강하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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