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전혁 서울시교육감 출마 기자회견.(캠프 제공)
교육감 직선제가 시행된 지 올해로 20년을 맞았지만 단일화 과정 등을 둘러싼 고질적인 병폐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정당이 아닌 시민단체 주도로 교육감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면서 공정성 등 구조적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수·진보 모두 다자 구도…재단일화 논의 시작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조전혁 전 의원은 지난 7일 서울시교육감 선거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서울·경기·인천 좋은교육감후보 추대시민회의'(시민회의)는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윤호상 예비후보를 보수 진영 단일 후보로 선출했지만 조 예비후보가 독자 출마를 결정하면서 단일화 구도는 깨졌다.
이에 따라 보수 진영은 윤 예비후보에 더해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은 김영배 예비후보, 단일화 결과에 불복해 독자 출마에 나선 류수노 예비후보, 조 예비후보까지 4인 경쟁 구도가 됐다.
조 예비후보 출마 이후 보수 진영에서는 재단일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단일화 기구인 '범보수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위원회'(범단추)는 오는 10일 오후 6시까지 후보 등록을 받은 뒤 후보 간 합의 방식으로 단일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범단추에는 조 예비후보를 비롯해 기존 단일화에서 탈락한 류 예비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이탈한 김 예비후보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만·한만중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가 28일 서울경찰청에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추진위) 측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뉴스1 ⓒ News1 조수빈 기자
진보 진영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한만중 예비후보는 진보 단일화 결과에 불복하고 8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나섰다. 앞서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추진위)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을 단일 후보로 확정했지만 강신만·한만중 예비후보는 투표 조작 의혹 등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두 후보는 이후 추진위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요청했다.
단일화에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았던 홍제남 예비후보는 지난 6일 정 예비후보와 한 예비후보에게 통합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곽노현·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등 진보 진영 교육 원로를 중심으로 조정의 장을 열고 본선을 위한 단일화를 논의하자는 구상이다. 본후보 등록은 오는 14~15일 진행된다.
20년 간 동일한 문제 누적…교육감 직선제 '경선' 보완해야
교육감 선거 단일화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교육감 직선제는 교육 자치 강화를 목표로 2006년 도입됐지만 후보 난립, 낮은 인지도, 진영 중심 단일화, 포퓰리즘 공약 경쟁 등 부작용이 누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안으로는 교육감 임명제, 시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제, 정당추천제 등이 거론된다. 다만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러닝메이트제는 시도지사가 교육감 후보를 지명해 함께 선거를 치르고 당선 후 임명하는 방식이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러닝메이트제를 하게 되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회복될 수 없다고 봐야 한다"며 "선거 직후 득표율이 높은 시군구에 더 많은 목적사업비를 배분하고 이후에는 득표율이 낮은 곳에 목적사업비를 배분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는데 러닝메이트제가 도입되면 지방선거 때마다 같은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교육감 선거의 낮은 인지도 역시 핵심 과제로 꼽힌다. 광역 단위 선거 구조 속에서 후보들은 정당 지원 없이 개인 역량으로 인지도와 공약을 알려야 한다. 이로 인해 유권자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조직력과 단일화에 의존하는 선거 구조가 굳어졌고 선심성 공약 남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교육감 직선제의 경선과정을 국가 차원에서 보완하는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교권본부장은 "교육감 직선제는 선거인단을 많이 확보한 사람이 이기는 일종의 '세력 싸움'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cho@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