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징계부터 검찰미래위까지…깊어지는 '檢 감찰 정국'

사회

뉴스1,

2026년 5월 10일, 오전 07:00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직원 등이 오가고 있다. © 뉴스1 박정호 기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연어 술 파티'(진술 회유) 의혹으로 감찰을 받아온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내부 징계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대검찰청은 이번 주 박 검사 징계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인데, 과거 검찰 수사의 인권침해·권한남용 사례를 조사할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훈령(규정) 제정안도 12일 시행된다. 이를 놓고 법조계에서는 "검사 감찰 정국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검, 주초 징계 심의할 듯…구자현, 금주 징계 청구 전망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 감찰위원회는 이번 주중 징계 심의를 열어 박 검사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전망이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징계 시효 만료(17일) 전까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박 검사에 대한 징계를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연어 술 파티' 의혹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박 검사 등 당시 수사팀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회유하기 위해 검찰 조사실에 연어회와 술 등을 반입,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도록 유도했다는 내용이다.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최근 '술자리가 있었다'는 취지의 결과를 대검에 보고했다. 대검 감찰위가 11~12일 중 징계 심의를 열어 13~14일까지 최종 결론을 짓고, 구자현 대행이 마지막 검토를 거쳐 징계를 청구할 것이란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검찰 안팎에선 박 검사의 징계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의 명분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검찰이 스스로 인정, 향후 '조작기소 특검'이 이를 근거로 공소 취소나 항소 포기에 나설 수 있다는 논리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박 검사에게) 징계가 내려진다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가 조작됐다는 것을 검찰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며 "조작기소 특검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통째로 공소 취소할 수 있도록 '전가의 보도'를 검찰이 직접 쥐여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승욱 전 수원지검장 등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수원지검 지휘부도 7일 입장문을 내고 "(박 검사에 대한) 징계 시도는 단순히 검사 개인에 대한 문책을 넘어 수사의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시도"라며 "결국 '특검을 통한 공소 취소' 및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한 사면'을 정당화하기 위한 정치적 명분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 2026.4.14 © 뉴스1 유승관 기자

대장동 검사 감찰에 檢미래위까지…'도미노 징계' 현실화?
법조계 일각에서는 박 검사의 징계를 신호탄으로 과거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들에 대한 '도미노 징계'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청 폐지에 이은 '검찰 수난시대'가 한층 격화하는 모양새다.

실제 서울고검 TF는 더불어민주당 정치검찰조작기소 대응특별위원회의 요청으로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을 수사·기소한 검사 9명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12일 훈령 제정안이 시행되는 독립기구 '검찰인권존중미래위'도 과거 검찰 수사를 다시 뜯어볼 수 있다.

제정안에 따르면, 위원회는 대장동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국회 '조작기소 국정조사' 대상이 됐던 7개 사건 중에서 조사 대상을 결정한다. 이 밖에도 검찰권 행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또는 권한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건, 그와 같은 의혹이 있다고 국민이 제안한 사건도 대상이다.

위원회는 조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또는 권한남용 등이 확인된 경우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 등을 법무부 장관에 권고할 수 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이나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 외에도 다른 사건을 수사·기소했던 검사들이 줄줄이 징계 대상에 오를 수 있는 셈이다.

나아가 법조계에선 검찰인권존중미래위를 두고'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를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위원회가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검찰 수사나 기소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할 경우, 그 자체로 재판이나 특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사나 재판 중인 사건은 수사나 재판에 미칠 영향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뒀지만, 위원회 판단에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한 규정이라는 해석이 많다.

한편, 박 검사는 대검 감찰위 출석을 자청하며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소명 한번 없는 절차로 공무원을 처벌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며 11일 아침부터 대검에 출석해 대기하겠다고 밝혔다.

박 검사는 '연어 술 파티' 의혹을 부인하고 감찰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50쪽 분량의 의견서를 대검에 제출한 상태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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