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서 한 주민이 꽃을 가꾸고 있다.© 뉴스1 신웅수 기자
여름철(6~8월)이 다가오는 가운데 서울 폭염 취약계층이 분포된 지역 10곳 중 약 3곳은 걸어서 5분 안에 무더위쉼터에 닿기 어려운 사각지대로 분석됐다.
12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진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도시 폭염 대응을 위한 무더위쉼터 서비스 사각지대 및 취약성 분석' 연구 결과를 한국방재학회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진은 서울시를 100m 격자로 나눠 폭염 위험도와 사회적 취약성, 무더위쉼터 접근성을 함께 분석했다. 폭염 위험은 열 분포도와 폭염일수, 열대야 일수를 활용해 산정했고, 무더위쉼터 접근성은 보행 네트워크 분석으로 따졌다.
분석 결과 취약계층이 있는데도 걸어서 5분 안에 무더위쉼터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각지대는 총 5300개가량 격자 중 1482개로 나타났다. 전체 취약계층 분포 격자의 약 28%다.
자치구별로는 은평구, 강서구, 서초구, 강남구 등에서 사각지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중구, 광진구, 금천구 등은 사각지대 분포가 비교적 적어 무더위쉼터 접근성이 양호한 지역으로 분석됐다.
폭염 위험지역은 서울 남서부와 동남부 일부 권역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영등포구와 양천구, 구로구, 강남구, 송파구 일대에서 폭염 위험이 집중됐다. 반면 서울 북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폭염 위험도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북한산과 불암산을 포함한 산지 지형과 녹지 공간이 열 축적을 완화한 결과로 해석했다.
무더위쉼터 개수가 많다고 사각지대가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 연구진은 대부분 지역에서 사각지대 개수가 무더위쉼터 개수보다 많은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사각지대 개수 평균은 65.1개로, 무더위쉼터 개수 평균인 48.1개보다 높았다.
중랑구, 도봉구, 서대문구 등은 사각지대 개수가 무더위쉼터 수를 크게 웃돌았다. 연구진은 이들 지역을 폭염 취약계층이 집중됐지만 이용할 수 있는 쉼터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지역으로 분석했다.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서울 남부 지역은 폭염 위험도가 높은 지역으로 분류됐다. 연구진은 이들 지역에서 무더위쉼터 입지 확보에 구조적 제약이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반면 양천구, 용산구, 성북구 등은 무더위쉼터 수와 사각지대 개수가 비교적 비슷해 단시간 접근할 수 있는 쉼터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형성된 지역으로 평가됐다.
이번 분석에서 경로당은 분석 대상 무더위쉼터에서 제외했다. 노인 중심으로 운영돼 일반 시민이 쉬어가기엔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무더위쉼터 자료는 행정안전부의 2025년 기준 자료를 활용했다. 보행 접근성은 일반 성인의 평균 보행속도인 초속 1.34m(10분당 약 802m)를 적용했다.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0~2022년 온열질환자 발생 자료와도 비교했다. 종합 폭염 취약성 지수와 온열질환자 수 사이에는 약한 양의 공간적 상관성을 확인했다. 쉽게 말해 폭염 취약성이 높게 분석된 지역일수록 실제 온열질환자도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일부 확인됐다는 뜻이다.
다만 연구진은 온열질환 발생에는 개인 건강 상태나 행동 특성, 의료 접근성 같은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해석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 결과를 실제 피해 발생의 직접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온열질환은 폭염 노출뿐 아니라 개인 건강 상태와 행동 특성, 의료 접근성, 신고 체계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또 온열질환자 자료는 구 단위로 제공됐지만, 연구 결과는 100m 격자 기반이라는 차이도 있다.
이번 연구는 서울 폭염 대응에서 무더위쉼터의 숫자보다 위치와 접근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폭염 취약계층이 있는 생활권 안에 쉼터가 충분히 배치되지 않으면 시설 수를 늘려도 사각지대가 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ac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