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모습. © 뉴스1 김민지 기자
검사의 항소로 무죄 부분만 다툰 2심에서 이미 확정된 유죄 부분까지 다시 판단해 형을 선고한 것은 잘못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A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24년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로 징역 1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5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해 3월 형 집행을 마치면서 전자장치 부착 기간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음주를 하지 말라는 준수사항도 부과받았다.
그러나 A 씨는 지난해 8월 제주시의 한 교차로에서 지인과 소주 1병 반을 나눠 마신 뒤 보호관찰소 직원이 실시한 음주 측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15%가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적발 당일 A 씨는 귀가 안내를 받고도 2시간여 뒤 추가로 막걸리를 마셨고, 재차 실시한 음주 측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43%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1심은 1차 음주 제한 준수사항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A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다시 준수사항을 위반한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봤다.
1심은 A 씨가 추가로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재측정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준수사항 기준을 훨씬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가 음주 사실만으로 별도 준수사항 위반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추가 음주를 한 사정은 불리한 양형 요소로 반영했다.
검사는 무죄 부분에 대해 항소했고,2심은 1심과 달리 추가 음주에 따른 준수사항 위반도 유죄로 인정했다.
2심은 A 씨가 최초 음주 측정 당시 이미 혈중알코올농도 하강기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후 추가 측정 결과가 0.243%로 나온 점 등을 고려해 0.03% 이상의 음주를 추가로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2심은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 판결 전부를 파기했다. 추가 음주 혐의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혐의가 형법상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2심은 두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A 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심이 심리 범위를 벗어났다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경합범 관계에 있는 여러 공소사실 중 일부는 유죄, 일부는 무죄가 선고됐고 검사만 무죄 부분에 항소했다면,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하지 않은 유죄 부분은 항소기간이 지나면서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이 1심 판결을 파기하더라도 무죄 부분만 파기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A 씨가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고 검사는 무죄 부분에 대해서만 항소했으므로 1심의 유죄 부분은 확정됐다"며 "이미 확정된 부분까지 심리해 다시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심리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sae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