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동일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꽃을 선물받고 있다. 2025.5.15 © 뉴스1 신웅수 기자
"국공립 어린이집이라 당연히 안 받을 줄 알고 아무것도 준비 안 했는데, 다른 엄마들은 다 챙겨왔더라고요."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스승의날 선물 문화가 크게 달라졌지만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뭐라도 챙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부담감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3만원대 선물로 뭐가 괜찮냐", "진짜 안 해도 되는 거냐", "차라리 원에서 명확하게 공지해줬으면 좋겠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실제 일부 어린이집에서는 학부모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전에 선물 금지를 안내하고 있다. 인천의 한 어린이집은 최근 가정통신문을 통해 "청렴하고 신뢰받는 교육 문화 조성을 위해 선물 및 간식 등은 일체 받지 않는다"며 학부모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공지에도 일부 학부모들은 카네이션이나 손 편지, 커피 쿠폰, 간식 등을 준비한다. 과거 촌지 문화가 사라졌음에도 "나만 안 챙기면 우리 애만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에 3세 딸을 보내고 있는 학부모 신 모 씨(34·여)는 "어린이집에서 선물 안 받는다고 공지했지만 간단히 쿠키라도 사가야 하나 부담감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엄마들이 다 해오면 우리 아이만 선생님께 덜 예쁨받는 건 아닐까 걱정된다"며 "예전보단 줄었지만 아직도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5세 딸을 키우는 학부모 나 모 씨도 "아주 작은 선물도 안 된다고 하지 않으면 계속 신경이 쓰인다"며 "음식이나 음료 정도는 받는다는 얘기를 들으면 어느 선까지 괜찮은 건지 헷갈린다"고 털어놨다.이어 "스승의날뿐 아니라 일반 행사 때도 빈손으로 가도 되는지 늘 눈치를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혼란은 학교 교사와 달리 어린이집 보육교사 상당수가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유아교육법 적용을 받는 유치원 교사는 청탁금지법 대상에 포함되지만, 영유아보육법 적용을 받는 어린이집 교사나 학원법 적용 대상인 영어유치원 강사 등은 원칙적으로 적용 대상이 아니다.다만 국공립 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거나 일정 규모 이상 공공기관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경우 원장은 '공무수행 사인'으로 분류돼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학부모들의 우려와 달리 교사들은 "선물 여부가 아이를 대하는 태도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동시에 카네이션이나 편지 등 부담 없는 표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서울 광진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는 청탁금지법 취지에 맞춰 음식과 음료를 포함한 모든 선물을 받지 않고 있다.
해당 어린이집 교사 A 씨(32)는 "간식 하나에도 '우리 아이 잘 봐달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느껴져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며 "선물보다는 평소 교사와 어린이집을 존중하며 소통해 주는 게 더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은 선물보다 무탈하게 학기를 마무리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서울 도봉구의 한 민간 어린이집 교사 이 모 씨(58)도 "김영란법 이전엔 혼자 들기 어려울 정도로 선물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요즘엔 교사 개인 연락처를 공유하지 않아 기프티콘 선물도 거의 사라졌다. 카네이션이나 간단한 간식 정도로 마음 표현해 주시는 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sb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