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모습.(사진=뉴스1)
삼성E&A에서 초순수 시스템 시공 관리 및 시운전 업무를 담당한 A씨는 2019년 2월 중국 반도체 컨설팅 기업인 진세미로 이직을 앞두고, 삼성E&A 초순수 제조 프로세스, 설비, 기자재의 상세 스펙 및 공정 레시피 등 설계노하우가 담긴 자료들을 진세미에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초순수(Ultra Pure Water)는 물속의 미립자, 유기물, 무기물, 미생물, 용존 가스 등을 제거한 고도로 정제된 ‘순수에 가까운 물’을 말한다.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각종 세정작업에 사용돼 초순수의 안정적 공급은 반도체 양산 수율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삼성E&A의 경우 2006년부터 매년 300억원 이상 연구개발비를 들여 초순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A씨 혐의 대다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으며, 2심 역시 이를 유지했다.
다만 1·2심 모두 초순수 시스템 기술이 영업비밀에는 해당하지만, 산업기술보호법상 ‘첨단기술’로 지정된 산업기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보고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 이유무죄 판단했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첨단기술 및 제품의 범위 고시’에 열거된 ‘고효율 RO 시스템 최적 설계 기술’에 해수 담수화 분야 기술은 포함된 반면, 이 사건의 ‘공업용수를 처리해 반도체용 초순수를 생산하는 공정수 분야 기술’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이 사건 고시의 중분류 ‘담수’의 의미는 ‘해수 담수화에서 말하는 담수’와 같이 그 처리수의 활용목적이 ‘담수’인 경우뿐만 아니라 그 원수의 종류가 담수인 경우를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반도체 제조용 친환경 초순수 시스템 설계 및 시공 기술이 첨단기술에 해당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상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구 산업기술보호법 및 산업발전법의 ‘첨단기술의 범위에 속하는 기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