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누명' 故홍성록 자녀 3000만원 받는다…국가배상 일부 승소

사회

뉴스1,

2026년 5월 15일, 오후 02:59

홍성록 씨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로 지목돼 1987년 5월 10일 연행됐다. 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했고 허위자백을 강요받았다.경찰은 홍 씨가 연행된 지 화성 연쇄살인 용의자를 검거하였고 범행 일부를 자백받았다고 언론에 발표했다. (홍성록 씨 자녀 측 대리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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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허위 자백을 강요당했던 고(故) 홍성록 씨의 자녀들에게 국가가 3000여만 원씩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06단독 안동철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홍 씨 자녀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선고 기일에서 "홍 씨의 두 자녀에게 각각 3000여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홍 씨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로 지목돼 1987년 5월 10일 영장 없이 연행됐다. 7일간 경찰 조사를 받으며 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했고 제3차·5차·6차 사건에 대한 허위자백을 강요받았다.

경찰은 홍 씨가 연행된 지 이틀 만인 1987년 5월 12일 화성 연쇄살인 용의자를 검거하였고 범행 일부를 자백받았다고 언론에 발표했다.

이후 홍 씨는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지만 상당 기간 경찰의 동향 감시와 주변 탐문 대상이 됐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유지하지 못한 채 2002년 3월 숨졌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022년 홍 씨에 대한 불법체포·감금, 허위자백 강요, 증거 조작, 피의사실공표 및 동향 감시 등 국가폭력에 의한 인권 침해 사실을 인정했다.

홍 씨 자녀들은 국가 수사기관의 불법 수사로 인해 홍 씨와 그 가족들이 입은 정신적·경제적 손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홍 씨 측 대리인은 "국가는 무고한 시민을 연쇄 강간 살인범으로 특정한 뒤, 영장 없는 강제 연행, 장기간 불법 구금, 고문과 허위자백 강요, 증거 조작, 피의사실 공표, 장기간의 동향 감시에 이르기까지 위법한 공권력을 중첩적으로 행사했고, 그 결과 한 개인과 그 가족의 삶 전체가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기관은 영장 발부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망인을 '강간 살인범'으로 단정해 공중파 방송과 전국 일간지에 망인의 실명·얼굴·주소·가족사를 공개했다"며 "국가권력이 정상적인 형사사법 절차를 무시하고 무고한 시민에게 사실상 '기소 없는 사회적 유죄'를 선고한 것과 다름없었다"고 했다.

다만 "선고 전 화해 권고 결정이 있었는데, 당시 금액은 원고 두 분에게 각 1억 7000만 원 이상의 배상을 명하는 내용이었다"면서 "금액이 너무 차이가 크게 나서 당황스럽다"고 짚었다.

이어 "불법 구금 기간이 일주일로 상대적으로 짧아 위자료를 적게 인정한 것 같다"면서 "이춘재라는 진범이 밝혀지기 전까지 화성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다는 사실은 엄청난 사회적 낙인으로 작용했는데, 이러한 특수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사자분들과 상의해 항소를 제기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진범 이춘재가 2019년 9월 화성 연쇄살인 사건 범행을 자백하면서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로 억울하게 누명을 쓴 또 다른 피해자인 윤성여 씨도 앞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22년 11월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의 진범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 씨는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하면서 윤 씨에게 18억60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경찰의 불법 체포, 가혹 행위, 수사의 위법성과 국과수 감정 과정 및 결과의 위법성은 인정하지만 검찰 수사의 위법성은 증거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했다"면서도 "피고가 대한민국이기 때문에 위법성을 인정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판시했다.

doo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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