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2% “감기에 항생제 효과 있다" 착각…10명 중 6명은 임의 중단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18일, 오후 01:46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감기 증상에 항생제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6명 이상은 증상이 호전되면 항생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항생제에 대한 인식 부족 뿐만 아니라 오·남용 사례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 공식학술지 '건강과 질병'에 최근 게재된 '항생제 내성 예방관리를 위한 인식제고의 중요성: 국내 인식도 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중 일부.(자료=질병관리청)
질병관리청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항생제 내성 예방관리를 위한 인식제고의 중요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협력해 전국 만 14세 이상 국민 1000명과 의사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항생제 내성은 치료제 효과를 떨어뜨려 감염병 치료 실패와 사망률 증가를 초래하는 대표적 공중보건 위협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2019년 항생제 내성을 ‘세계 10대 공중보건 위협’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는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연간 100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조사 결과 국민들의 항생제 사용 행태에는 여전히 위험 요인이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16.0%는 의사 처방 없이 항생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63.4%는 복용 도중 증상이 호전되면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항생제에 대한 기본 지식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가 세균 감염에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한 비율은 22.6%에 그쳤다. 반면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 모두에 효과가 있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감기 치료에 항생제가 도움이 된다고 잘못 인식한 응답도 72.0%에 달했다.

다만 의료진에 대한 신뢰는 높은 수준이었다. 응답자의 80.3%는 의사의 항생제 처방을 신뢰한다고 답했다. 또 항생제 내성 관련 정보를 접한 경험이 있는 국민 가운데 71.6%는 이후 항생제 사용에 대한 생각이나 행동이 변화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정확한 정보 제공과 의료진 설명이 실제 행동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의료인 조사에서도 항생제 오남용 문제가 확인됐다. 의사 응답자의 20.8%는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처방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유로는 ‘환자 요구 때문’이라는 응답이 30.4%로 가장 많았고, ‘증상 악화 우려’와 ‘검사 한계로 인한 판단 어려움’ 등이 뒤를 이었다.

의료진 역시 항생제 내성의 심각성에는 공감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89.1%는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인식했으며, 같은 비율로 관련 교육 필요성도 인정했다. 그러나 최근 1년간 충분한 교육을 받았다고 답한 비율은 64.3%에 머물렀다.

질병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진 대상 교육과 처방 지침 보급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대국민 홍보 캠페인도 확대할 계획이다.

질병청은 “항생제 내성은 예방 가능한 위협”이라며 “국민과 의료인의 올바른 이해와 책임 있는 사용이 미래 세대 건강을 지키는 핵심 방어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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