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랜턴 켠 채 새벽 3시 '오픈런'…설악산에 1만6000명 몰렸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19일, 오전 07:57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해 두 달 넘게 통제됐던 설악산 고지대 탐방로가 다시 열리자 전국에서 몰린 탐방객들이 개방 시간에 맞춰 ‘오픈런’까지 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개방 첫날인 16일 설악산. (사진=온라인 캡처)
국립공원공단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산불 조심 기간 종료에 따라 지난 16일 오전 3시부터 고지대 탐방로를 전면 개방했다. 통제가 시작된 지난 3월 4일 이후 73일 만이다.

개방 첫날인 16일 설악산에는 약 1만6000명의 탐방객이 몰렸다. 오색·한계령·백담사·설악동 등 주요 들머리에는 새벽부터 산악회 버스와 차량 행렬이 이어졌고 일부 탐방지원센터 앞에는 헤드랜턴을 착용한 등산객 수백 명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실제 개방 첫날 오전 설악산 입구 일대는 어둠 속에서 수백 개의 불빛이 출렁이는 장면이 연출됐다. 탐방객들은 휴대전화 손전등과 헤드랜턴을 켠 채 좁은 탐방로와 계단에 빼곡히 들어섰으며 입산 시간에 맞춰 한꺼번에 움직이며 긴 행렬을 만들었다.

주말과 개방 시점이 겹치면서 단풍철 수준의 인파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확산한 ‘MZ 등산 열풍’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에서 ‘등산스타그램’, ‘등린이’ 등의 해시태그 게시물이 수십만~수백만 건씩 올라오며 젊은 층 사이에서 장거리 산행과 인증 문화가 유행처럼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설악산 공룡능선은 체력 인증 코스로 불리며 MZ세대 사이에서 꾸준히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부 산은 기운 받는 명소로 입소문을 타며 방문객이 급증하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불법·무질서 행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지난 16~17일 공원 일대에서 집중 단속을 실시한 결과 샛길 출입과 비박, 쓰레기 무단투기 등 총 22건의 위반 행위를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단속에는 백두대간 비법정 탐방로와 이른바 태극 종주 구간도 포함됐다. 태극 종주는 설악산 주요 능선을 태극 문양처럼 연결해 걷는 약 60㎞ 장거리 코스로 일부 출입 금지 구역이 포함돼 있어 안전사고 위험이 큰 곳이다. 실제 지난해에는 이 구간에서 탐방객이 절벽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국립공원공단은 앞으로 해당 구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자연공원법에 따르면 출입 금지 구역에 무단 입산할 경우 최대 50만 원, 흡연이나 인화물질 소지 적발 시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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