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학폭 2년새 2.5배 급증…"교사 훈육권 강화해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19일, 오후 05:37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초등학교 2학년인 A양은 같은 학급 친구인 B양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신체폭력을 당했다. 친구 사이의 장난으로 여겼던 폭력의 강도는 점차 세졌다. 팔에 멍이 들 정도로 꼬집히고 다리에 걸려 넘어져 타박상을 입기도 했다. A양은 부모에게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호소했고 부모는 학교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하지만 B양은 “장난으로 그런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학교 측도 저학년 학생 사이에서 벌어진 일시적 다툼으로 치부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A양은 심리상담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초등학생 사이의 학교폭력(학폭)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약 2.5배나 증가했다. 학폭피해 연령대가 낮아질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신체폭력도 커지는 모양새다.

더 큰 문제는 반복적인 학폭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은 늘었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학생은 줄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학교폭력 감수성을 제고할 수 있는 근본 예방교육의 확산과, 피해자·가해자별 치료와 상담이 가능한 센터 개설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청소년 학교폭력 예방기관 푸른나무재단은 19일 서울 서초구 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6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푸른나무재단이 19일 발표한 '2026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 학폭을 경험한 초등생은 3년새 2.5배가 늘었고 신체폭력 비율도 급격히 증가했다.(자료=푸른나무재단)
조사 결과 전체 학생의 6.2%는 학교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학폭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한 초등학생은 2023년 4.9%에서 2025년 12.5%로 약 2.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학생(1.7%→3.4%)과 고등학생(1.2%→1.6%)의 비율 변화를 고려하면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초등학생의 학폭 피해를 유형별로 보면 언어폭력이 22.0%로 가장 많았으며 △신체 폭력 21.2% △사이버폭력 14.0% 등이 뒤를 이었다.

신체폭력의 경우 초중고 전체 평균(평균 17.9%)에 비해 크게 높았다. 초등학생의 신체폭력 인지율이 55.3%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저연령 학생들이 폭력과 장난의 경계를 충분히 구분하지 못한 채 갈등을 신체적 방식으로 표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 단체의 분석이다.

김미정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은 “저연령 학생들은 몸놀이·몸장난과 폭력의 경계를 충분히 구분하지 못한다”며 “그들은 갈등을 신체적 방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같이 놀 때는 괜찮은 줄 알았는데 하루가 지난 뒤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해 신고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교폭력 전체의 반복 피해와 반복 가해는 2023년 이후 각각 약 1.4배 증가해 지난해 각각 54.4%, 35.9%에 달했다. 그러나 피해 후 도움을 요청했다는 응답은 49.4%에 그쳤다. 학폭이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재생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푸른나무재단인 19일 서울 서초구 재단 사무실에서 학교폭력 실태조사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저연령 학생의 갈등해결 능력 함양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지금 저연령 학생들은 코로나19팬데믹 시기에 유아기를 보내며 갈등해결 역량을 충분히 학습하지 못했다”면서 “학교 내 교사의 훈육권을 보장해 교실에서 갈등해결 역량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재단측도 “학교폭력 감수성을 일깨울 수 있는 근본적 예방교육을 시행하고, 피해학생 전담지원센터 및 가해학생 교정·치료센터를 개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전문가들은 저연령 학생들의 갈등 해결 능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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