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프리픽(Freepik)
A씨는 2023년 7월 산부인과 진료실에서 산부인과 시술을 받고 퇴원을 앞두고 있던 여성 환자를 간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환자를 산부인과 진료의자에 눕힌 뒤 상반신과 하반신 사이에 커튼을 치고, 소독하는 것으로 가장해 성기를 삽입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수사 단계에서부터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산부인과 기구를 삽입했을 뿐, 신체를 삽입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 ▲피고인·피해자 혼합 DNA 검출▲피해자의 신체에 남은 피고인과 동일한 Y-STR 유전자형 ▲진료실 내부에 피고인과 피해자만 있었던 환경 등을 근거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에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아동·청소년이나 장애인 관련 기관 5년 취업제한을 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같은 원심 판결을 뒤집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삽입 외 신체 접촉은 없었다’고 진술했으나, 산부인과 진료의자의 물리적 구조상 신체 접촉 없이 공소사실 행위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봤다.
또한 의료진들이 진료실 근처에 상시 대기 중이며, 실제로 사건 발생 직후 의료진들이 즉시 현장에 도착한 상황에서 간음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시술 직후의 환자 상태나 제한적인 시야 조건 등을 봤을 때 오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국과수 감정 결과 상 증거 오염 방지 조치도 충분하지 않았고, 시료가 다른 증거들과 혼입되면서 금속 질경 DNA가 검출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A씨의 변호를 맡은 이승혜 이승혜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산부인과 진료라는 특수한 의료 환경에서 발생한 사건을 일반적 경험칙만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라며 “증거 오염에 기초한 상상이 얼마나 위험한지 항소심에 이르러서야 여러 공신력 있는 기관의 회신을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