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본부서 고 이종욱 사무총장 20주기 추모식…'보건 형평성' 유산 잇는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전 02:31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한국인 최초의 국제기구 수장이었던 고(故)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서거 20주기 추모식이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렸다. 각국 정부와 국제 보건기구 관계자들은 고인이 평생 강조한 ‘세계 보건 형평성’의 가치를 되새기며 국제 보건 협력의 발전 방향을 공유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청사.(사진=연합뉴스)
보건복지부는 20일(현지시간) WHO 본부에서 고 이종욱 박사 서거 20주기 추모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추모식은 복지부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 주관하고 한국·중국·에티오피아·라오스·스리랑카·탄자니아 등 6개국 보건부가 공동 주최했다. 행사 공식 명칭은 ‘이종욱 박사의 유산을 기리며: 20년간의 글로벌 보건 형평성 증진’으로, 고인이 추구한 세계 보건 형평성의 가치를 오늘날 국제 보건외교 의제로 다시 조명하는 데 의미를 뒀다.

행사는 복지부 지원으로 새롭게 단장한 ‘이종욱 전략상황실’(Dr. J.W. Lee Strategic Situation Room) 재개소식으로 막을 열었다. 해당 시설은 고인이 설치했던 WHO 전략보건운영센터를 현대화한 공간으로 감염병 감시·대응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다.

이어 참석자들은 고인의 23년간 WHO 활동을 담은 사진전을 관람한 뒤 집행이사회 회의실로 이동해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은경 복지부 장관 등의 추모 메시지를 공유했다.

김 총리는 영상 추모사를 통해 정부의 새로운 공적개발원조(ODA) 비전인 ‘전략적이고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K-ODA’를 소개하며 “가장 소외된 곳에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닿도록 하는 것이 이종욱 박사가 강조한 보건 형평성을 인공지능(AI) 시대에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테드로스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을 비롯해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 공동 주최국 보건부 장관, 감염병혁신연합(CEPI)·세계백신면역연합(Gavi) 관계자, 고인의 부인 레이코 가부라키 리 여사 등이 참석했다.

고 이종욱 박사는 2003년 한국인 최초로 WHO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이후 2006년 서거할 때까지 결핵 퇴치와 소아마비 억제, 보건 분야 최초의 국제협약인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채택 등을 이끌었다. 또 팬데믹 대응을 위한 제도적 초석을 놓은 2005년 국제보건규칙(IHR)을 개정하는 등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고인이 남긴 ‘세계 보건 형평성’ 유산을 계승하기 위해 2007년부터 이종욱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36개국에서 누적 1800명 이상의 보건 인력을 양성했으며, WHO 이종욱 기념 공공보건상을 통해 국제 보건 인재 육성 사업도 이어오고 있다.

정 장관은 “고 이종욱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이 보건 분야 원조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도약하던 시기의 상징적 인물”이라며 “고인이 평생 달성하고자 한 보건 형평성 실현을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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