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김연화 씨는 전라남도 순천에 거주 중이었다. 김 씨는 오랜 종양 치료 과정에서 방광이 매우 약해진 상태였으며, 최근 갑작스러운 복통과 배뇨장애가 발생해 지역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김 씨는 배뇨장애로 방광에 소변이 가득찬 상태로 복부가 심하게 부풀어 있었다. 의료진의 처치로 수 차례에 걸쳐 다량의 소변을 배출했다. 하지만, 김 씨는 방광벽이 얇아진 상태에서 천공이 발생해 소변이 복강 내로 유출될 것으로 의심됐고,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한 위급한 상황에 놓였다. 방치할 경우 소변 유출로 패혈증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상태였다.
방광 천공 수술이 시급했지만, 김 씨를 치료할 의료기관을 찾을 수 없었다. 김 씨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위해 현지 의료진은 전라남도는 물론 전라북도, 경상권, 충청권 주요 응급의료센터까지 수차례 문의가 이어졌지만, 돌아온 답은 모두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이었다.
중증 환자 치료 여력 부족과 수술 가능 인력 문제 등이 겹치며, 김 씨는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 사이 김 씨의 상태는 점점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광역 응급의료 상황실은 마지막 선택지로 수도권까지 범위를 확대했고, 인천에 위치한 가천대 길병원에 연락이 닿았다.
김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복부가 심하게 팽창해 복수가 찬 것처럼 보일 정도였으며, 이후 방광 천공까지 생겼다고 했을 땐 그야말로 하늘이 노랬다”며 “하지만, 더 심각한 건 이런 응급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전국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었고, 그때 한번 더 좌절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행히 인천의 가천대 길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고 했을 때, 저도 가족도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 “지금 수술하지 않으면 위험”...즉각 수용 결정
당시 당직의던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박태영 교수는 김 씨의 CT 영상을 확인한 즉시, 수술 필요성을 판단하고, 로봇수술팀을 직접 구성해 긴급 수술을 결정했다. 복강 내로 소변이 유출된 상태는 감염과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간 지연 자체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환자 치료를 위해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주변 병원에서 수용이 어렵다면, 우리 로봇수술센터에서 받아 치료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환자는 수백 킬로미터나 먼 곳에 있고, 타 병원에서는 수용이 어려웠던 고난도 응급환자로 수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잠시도 지체할 수 없었던 김 씨의 치료를 위해 순천에서 헬기를 통해 인천까지 신속하게 이송하기로 결정됐다. 이후 보호자와 상의 끝에 적극적인 치료가 결정됐다. 박태영 교수는 즉각, 수술 준비에 들어갔다. 박 교수팀은 김 씨의 상태와 손상 범위를 고려해 정밀 로봇수술을 준비했다. 김 씨의 방광은 조직이 얇고 천공이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했다. 박 교수는 세밀한 조직과 좁은 환부를 넓게 확대해서 관찰, 접근할 수 있는 로봇수술이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로봇수술은 고해상도 3D 시야와 정교한 기구 조작을 통해 보다 섬세한 수술이 가능하고, 정상 조직 손상이 적다. 외부 피부 절개도 최소화되고 출혈도 적어 환자 신체 부담이 적어 회복이 빠르다.
박 교수는 “방광 천공으로 특히 복강 내로 소변이 유출된 경우 긴급 수술이 필요한 응급 질환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손상된 방광벽의 정밀 봉합이 필요해, 로봇수술이 적합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긴급히 이뤄진 수술이었지만, 의료진의 헌신과 노력으로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게다가 수술 중 손상이 최소화돼 김 씨는 빠르게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 김연화 씨, “수 백 킬로미터 떨어진 가천대 길병원 의료진께 감사”
김 씨는 현재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빠르게 회복해 일상생활이 가능해져 본가에서 건강한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 이후 상태 점검을 위해 병원에 방문, 의료진에게 추가 진료를 받고 있다.
수술 후 안정을 되찾고 최근 병원을 방문한 김 씨는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결국 치료를 못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이렇게 먼 곳까지 와서 치료를 받게 될 줄 몰랐는데, 가천대 길병원 의료진 덕분에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자칫 시간이 지체돼 위급할 수 있는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받아준 병원 관계자와 의료진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치료 성공을 넘어, 전국 단위 응급의료 협력 체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광역 응급의료 상황실을 통해 여러 권역을 넘나드는 병원 간 연계가 이뤄졌고,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박태영 교수는 물론 응급실 백혜원 코디네이터, 비뇨의학과 장선아 수간호사 등 의료진의 적극적인 헌신이 있었기에 최종적으로 가천대 길병원이 환자를 수용하며 치료가 가능했다.
가천대 길병원 로봇수술센터 김태범 센터장은 “중증 환자는 단 몇 시간의 차이가 생사를 가를 수 있다”며 “가천대 길병원은 중증 환자를 책임지고 치료할 수 있는 최종 치료 거점 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측부터)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박태영 교수, 김연화 사례자, 비뇨의학과 장선아 수간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