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2대에 얽혀 오토바이 사망…대법 "음주 사고부담금, 구상금서 못 빼"

사회

뉴스1,

2026년 5월 21일, 오후 12:00


차량 2대가 얽힌 사고로 숨진 오토바이 운전자의 유족에게 합의금을 지급한 보험사가 상대 차량 보험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에서 일부 승소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음주 운전자가 자기 보험사에 내는 사고부담금은 운전자와 보험사 사이의 문제일 뿐, 상대 차량 보험사가 이를 이유로 구상금을 깎아달라고 주장할 수 없다고 봤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이 DB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지난 2021년 8월 A 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22% 상태로 서울 관악구 일대에서 시속 173㎞로 달리다 5차로에서 2차로로 진로를 변경하던 B 씨 차량을 들이받았다.

충돌 직후 A 씨의 차는 회전하며 C 씨가 몰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C 씨의 오토바이는 신호대기 중이던 다른 오토바이와 부딪힌 뒤 중앙선 반대편으로 튕겨 나가 택시와도 충돌했다.

이 사고로 A 씨 차량의 동승자와 C 씨가 사망했고, B 씨 등은 상해를 입었다.

A 씨 차량의 보험사인 현대해상은 C 씨 유족에게 합의금으로 7억5000만 원을 지급했다. 현대해상은 이후 B 씨 차량의 보험사인 DB손해보험으로부터 1억5000만 원을 받은 뒤 B 씨의 과실 비율에 따른 나머지 구상금을 달라면서 소송을 냈다.

1심은 A 씨와 B 씨의 내부 책임분담 비율을 각각 50%로 봤다. 이에 따라 DB손해보험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합의금 절반인 3억7500만 원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DB손해보험이 이미 현대해상에 1억5000만 원을 지급한 점을 고려해 2억25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2심은 A 씨가 음주 상태에서 제한속도 시속 50㎞ 도로를 시속 173㎞로 달리다 전방주시 의무 등을 위반했고, B 씨도 후방주시의무를 위반한 채 급격히 진로를 변경했다며 양측 책임을 50%씩 인정했다.

2심에서는 음주 운전 사고부담금을 구상금에서 공제할 수 있는지가 추가 쟁점이 됐다.

DB손해보험은 A 씨가 약정에 따라 현대해상에 대인배상Ⅰ 1000만 원, 대인배상Ⅱ 1억 원 등 사고부담금을 납입하기로 했으므로, 현대해상이 A 씨에게 갖는 사고부담금 채권 1억1000만 원 또는 실제 받은 1075만 원을 구상금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은 사고부담금 채권과 구상금 채권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사고부담금은 음주 운전자인 A 씨가 자기 보험사인 현대해상에 내야 하는 돈일 뿐, DB손해보험이 부담할 구상금에서 공제할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법원 역시 원심이 옳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사고부담금을 음주 운전·무면허운전 등으로 인한 사고로 보험회사가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했을 때 가해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는 피보험자에게 청구하는 돈이라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공동불법행위자의 보험사가 피보험자의 보험사에 어떠한 권리를 주장하거나 정산을 요구할 여지는 없다"며 "피보험자의 보험사가 공동불법행위자의 보험사에 대해 부당 이득을 취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현대해상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모두 보험금으로 지급했으므로 DB손해보험에 B 씨의 과실 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을 구상할 수 있다"며 "DB손해보험이 현대해상에 지급할 구상금에서 현대해상이 A 씨로부터 지급받았거나 지급받을 사고부담금을 공제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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