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 © 뉴스1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으로부터 각종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고법판사 김무신 이우희 유동균)는 21일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압수된 그라프 목걸이 1개에 대한 몰수와 1억8078만 원 추징도 명령했다.
2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이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김건희 특검법에서 정한 '필요적 감면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징역 6년을 선고한 1심보다 가벼운 형량을 선고했다.
"일반적 알선수재 범행과 비교해 비난 가능성 높아"
재판부는 전 씨의 알선수재 범행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정교분리'의 헌법 가치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대통령 배우자는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누구보다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고 외교 활동 등 공적 활동을 수행하기도 한다"며 "대통령 배우자는 가장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 공적 책임을 요구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김건희와의 사적 관계를 이용해 김건희를 통해 국회의원, 정부 고위 공직자 등에게 영향력을 행사했고 종교단체인 통일교를 지원했다"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사익을 추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지속해서 통일교와 관련해 김건희를 통해 윤석열에게 전달하는 알선 행위로 '정교유착'이 발생했다"며 "정교분리의 헌법 가치가 훼손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짚었다.
아울러 "피고인의 알선수재 범행은 파급력이 일부에 그치지 않고 일반적인 알선수재 범행과 비교해 위험성과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중대하다"며 "알선수재 금액도 3억 원이 넘는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전성배 증언, 김건희 재판서 핵심 증거로"
재판부는 전 씨에게 김건희 특검법에서 정한 '필요적 감면 규정'이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감형 사유를 밝혔다.
김건희 특검법 제24조(형벌 등의 감면)는 '수사·재판 절차에서 해당 사건에 관한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주요 진술 또는 증언이나, 그 밖의 자료 제출 행위 또는 범인 검거를 위한 제보와 관련하여 자신의 범죄로 처벌되는 경우'에 해당하는 때에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에 대해 공소가 제기된 이후 김건희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실을 인정하고 김건희의 1심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금품을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는데, 이는 (김건희 재판에서) 핵심 증거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건희 여사. (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뉴스1
"브로커는 정치활동 하는 사람 아냐"
전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됐다.
전 씨가 정치자금법에서 규정한 '그 밖의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에 해당하지 않고 박창욱 경북도의원으로부터 수수한 1억 원이 '정치 자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사적 친분과 인맥을 이용하는, 이른바 브로커까지 정치자금법의 적용을 넓히는 것은 정치자금법의 취지를 넘어 지나친 확장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받은 1억 원이 정치 활동을 위한 자금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2022년 4~7월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통일교 지원 관련 청탁을 받고 8000여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김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로 전 씨를 기소했다. 통일그룹 고문 자리를 요구하며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A 기업의 세무조사·형사고발 사건 관련 청탁·알선 명목으로 4500여만 원, 2022년 9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B 기업의 사업 추진 관련 청탁·알선 명목으로 1억 6000여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적용됐다.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박창욱 경북도의원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1심은 전 씨에게 김건희 특검팀이 구형한 징역 5년보다 높은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김건희 여사(왼쪽)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 / 뉴스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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