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前국정원장 1심 징역 1년 6개월…헌재·국회 위증 유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후 04:37

[이데일리 성가현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국정원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조태용 전 국정원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는 21일 오후 국정원법상 정치 관여 금지 위반, 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는 조 전 원장의 1심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내란특검팀은 조 전 원장에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 전 원장은 비상계엄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먼저 들었지만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계엄 선포 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계엄군이 이재명·한동훈 잡으러 다닌다’고 보고했지만 이 또한 국회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조 전 원장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관련 지시나 문건을 받은 바 없다”고 거짓 증언한 혐의도 있다. 이 밖에도 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비화폰 정보 삭제에 관여한 증거인멸 혐의도 포함됐다.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에 대해 유죄라고 봤다. 재판부는 당시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계엄 관련 문건을 수령한 사실이 없다는 조 전 원장의 주장은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집무실 상황 및 자리 배치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이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에 문건을 건네는 모습을 조 전 원장이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책임을 축소·은폐하고자 ‘계엄 관련 문건을 전달받거나 계엄 관련 문건을 전달받았다는 사실을 듣거나 목격한 바도 없다’는 취지의 허위 내용의 답변서를 작성하고 이를 국회에 제출해 허위공문서를 작성 및 행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에 그치지 않고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윤석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석열·김용현으로부터 계엄 관련 문건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위증해 선서한 증인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렸다”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여부를 심리 및 판단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12·3 비상계엄 선포를 미리 알고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에 대해서 무죄라 판단했다. 재판부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으로부터 주요 정치인 체포 지시를 보고받고 이를 비상계엄 과정에서 발생한 풍문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도 있다”며 “국회에 군과 경찰이 시민과 대치하는 상황이 보도되는 상황에서 국정원법상 보고 의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증거인멸 혐의도 무죄로 봤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이 윤 전 대통령의 비화폰 ID 및 통화내역 등이 포함된 홍 전 차장의 비화폰 화면이 언론에 보도되자 보안사고를 명분으로 내란 사건의 중요 증거가 되는 비화폰을 정보를 삭제했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관련자 진술, 경호처 비화폰에 대한 보안조치가 취해진 경위 등을 비춰보면 조 전 원장에게 증거인멸의 의도가 없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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