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신고 전 선거사무장 범죄도 당선무효"…헌재, 합헌 결정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후 05:31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선거사무장이 공식 선임·신고 이전에 저지른 선거범죄를 이유로 후보자의 당선을 무효로 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헌재는 21일 선거사무장이 선임·신고되기 전에 저지른 선거범죄로 후보자의 당선을 무효로 하는 공직선거법 제265조에 대해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4년 4월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신모씨가 제기한 헌법소원이다. 신씨의 선거사무장 강모씨는 선임·신고 이전인 2023년 11월부터 12월 초순 사이에 당내 경선 여론조사에서 신씨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차명 휴대전화 약 100대와 현금 1500만원을 경선운동관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공직선거법상 중복응답을 유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강씨는 지난해 2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상고가 모두 기각돼 판결이 확정됐다. 이에 공직선거법 제265조 본문에 의해 신씨의 당선은 자동으로 무효가 됐다.

신씨는 강씨가 항소하기 전인 2025년 3월 4일 선임·신고 이전의 행위를 이유로 후보자의 당선을 무효로 하는 해당 조항이 자기책임원칙·적법절차원칙·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재판관 6인 다수의견은 선거사무장의 선임·신고 전 행위라도 후보자의 당선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자기책임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선거운동 전략이 통상 예비후보자 등록 이전에 형성되고 여론조사 역시 그 전략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선거사무장으로 선임·신고될 자가 선임 이전에 후보자와의 소통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경험칙상 상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 “선거사무장이 선임·신고 전의 행위로 인한 지지율 상승이나 당선이라는 이익은 고스란히 후보자에게 귀속되는 구조인 만큼 이익의 종국적 귀속 주체인 후보자에게 책임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 공평의 관념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적법절차원칙 위반 주장에 대해서는 “재판을 통해 행위자인 선거사무장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 이상 별도의 행정소송 등 절차를 둘지는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판단했다. 또 별도 절차를 두면 후보자가 임기 내 당선무효 효과를 회피하기 위해 지연 전략을 악용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과잉금지원칙 위반에 대해서도 헌재는 “당선무효를 초래하는 위법행위를 매수·기부행위·이익 제공 등 불법성이 중대한 범죄에 한정하고 있고 징역형 또는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라는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적용되므로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에 부합한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김상환·마은혁·오영준 재판관 3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자기책임원칙과 적법절차원칙을 위반해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소수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선임·신고 전의 제3자 행위를 후보자 자신의 행위와 동일시하려면 범행 당시 제3자가 실질적으로 선거사무장과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의 지위와 역할을 부여받아 후보자와 불가분의 선거운명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었는지를 개별·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봤다. 심판대상조항은 이를 묻지 않고 단지 제3자가 이후 선거사무장으로 선임·신고됐다는 사정만으로 일률적으로 후보자에게 법정 무과실 연대책임을 지우고 있어 자기책임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적법절차원칙과 관련해서도 소수의견은 “제3자에 대한 형사재판은 후보자의 당선무효 여부를 결정하는 책임 근거에 관한 재판이 아닌데 해당 형사재판의 유죄판결 확정 즉시 후보자의 당선을 무효로 하면서 후보자에게 아무런 소명·방어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본 공직선거법이 검사가 당선자를 피고로 별도의 연좌소송을 제기하도록 하는 등 절차적 보장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도 비교법적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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