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재판소원 답변서 기한 임박…'대법원의 입' 쏠리는 눈

사회

뉴스1,

2026년 5월 24일, 오전 08:00

서울 서초구 대법원(왼쪽)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뉴스1 DB

재판소원 1호 심판 대상인 '녹십자 사건'의 대법원 답변서 제출 기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법원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답변서는 향후 재판소원 절차에 대한 대법원의 대응 기조를 엿볼 '첫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8일 제약사 녹십자가 청구한 재판소원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하고, 지난 4일 피청구인인 대법원에 심판회부 통지를 송달했다.

헌재는 심판회부를 통지하면서 대법원에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송달 다음 날부터 기간을 계산하면 제출 기한은 6월 3일까지다.

녹십자 사건은 헌재가 전원재판부에 회부한 1호 재판소원 심판 대상이다. 헌재는 이 외에도 지난 12일과 15일 각각 2건의 재판소원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

이에 따라 지난 14일까지 접수된 총 679건의 재판소원 사건 가운데 전원재판부에 넘겨진 사건은 총 5건이 됐다. 사전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각하된 건수는 523건이다.

녹십자의 재판소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을 둘러싼 행정소송에서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이다. 녹십자는 대법원이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한 것이 재판청구권 등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이후 주택재건축조합의 현황도로 무상양도 관련 판결,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특검의 압수수색영장 집행 관련 결정,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을 넘긴 뒤 항소각하 결정을 받은 사건 2건도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현재까지 대법원이 녹십자 사건을 포함한 전원재판부 회부 사건과 관련해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제출 여부에 관해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다.

관심사는 대법원이 헌재의 답변서 제출 요청에 응할지 여부다. 답변서를 제출할 경우 대법원이 재판소원 사건의 피청구인으로서 헌재 심판 절차에서 공식 의견을 내는 첫 사례가 된다.

헌재 심판에서 답변서는 피청구인의 입장을 확인하고 심리 쟁점을 정리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어 대법원이 어떤 범위와 수위의 의견을 낼지도 관심이다.

다만 답변서 제출은 강행규정이 아니며, 내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법적 불이익은 없다. 심판 절차가 중단되거나 청구인의 주장이 자동으로 인용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피청구인 입장에서는 자신을 방어할 기회를 활용하지 않는 셈이어서 사실상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 헌재는 제출 기한 이후 답변서가 제출되더라도 심리에 참고한다는 입장이다.

답변서 제출에 있어 대법원의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재판소원 쟁점에 관한 구체적 의견을 담은 답변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거나, 법원 재판과 재판소원 제도의 관계에 관한 원론적 의견만 내거나, 별도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는 방식이다.

어느 쪽을 택하든 대법원이 앞으로 재판소원 절차에 어떤 태도로 임할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

현재 5건의 재판소원 사건이 전원재판부에 계류 중인 만큼, 녹십자 사건에서의 대응은 향후 헌재와 대법원 사이 절차적 관계 설정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대법원이 답변서를 제출하더라도 원론적 입장을 밝히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법조계 인사는 "대법원은 지금도 사건이 적체돼 있는데 재판소원 답변서까지 마련해야 한다면 업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답변서를 내더라도 본안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기보다는 '법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심리했다'는 식의 원론적인 의견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원은 원소송에서 이긴 쪽의 대리인이 아닌 만큼 답변서로 개별 사건의 당부를 적극적으로 소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답변서를 내더라도 판결 결론을 방어하기보다 재판 과정, 판단 근거나 제도적 측면을 설명하는 데 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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