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 된 `서소문 고가`, 철거 막판 무너졌다…사상자 6명 (종합)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26일, 오후 05:59

[이데일리 원다연 이유림 기자 정유진 수습기자] 2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거더(건설 구조물을 떠받치는 보)’가 붕괴되면서 3명이 죽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철거 작업을 진행하던 중 침하가 발생해 이에 대한 안전점검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구조물이 무너져내렸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엄정한 조사를 지시했고 경찰은 즉각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서울 서대문 서소문고가 붕괴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부상자를 구조하고 있다. (사진=원다연 기자)
◇철거 마지막 구간서…6명 사상 ‘참변’

이날 서울 서대문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3분께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거더가 붕괴되며 철거 공사 감리단장인 60대 남성과, 현장 관리소장인 60대 남성, 안전점검에 참여했던 외부전문가인 50대 남성 등 3명이 사망했다. 이외 1명이 중상, 3명이 경상을 입는 등 총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철거 작업이 남은 서소문 고가차도에 대한 안전점검을 진행하던 중 발생했다. 서소문 고가는 서울 중구 순화동 6번지에서 중림동 406번지를 잇는 492m 길이의 고가 차도로 지난 1966년 준공됐다. 지난 2019년에는 고가 하부로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지는 사고 등이 발생하며 시민 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정밀안전진단에서 ‘안전성 미달’인 D등급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전면 통제 후 본격 철거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철거 작업의 89% 가량이 완료된 상황으로 이날 사고가 난 S8·S9 구간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

사고가 난 구간은 철도가 지나가는 구간으로 국가철도공단과의 협의에 따라 새벽 1시 30분부터 4시까지 진행해왔다. 이날도 새벽 오전 1시 30분부터 슬라브 절단 작업을 진행하다 2.9㎝ 가량 단차가 주저 앉아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이날 오후 2시 안전진단을 진행하던 중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최진우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부장은 “저를 비롯해 광역도로과장, 현장소장, 안전진단업체, 외부구조 전문가 등 9명이 안전점검 중 갑자기 붕괴가 됐다”며 “거더가 끊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아슬아슬…李 “사고 원인 엄정히 조사”

사고 당시 현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최모 씨는 “우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귀가 먹먹할 정도로 크게 났다”며 “밖으로 나가보니 이미 구조물이 무너져 차량을 덮쳤고 위에서 추락한 작업자 1명이 쓰러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주변 건물 관리인인 60대 김모 씨 역시 “평소에도 철거 소음이 났지만 오늘은 유난히 크게 났다”며 “사고 당시 차량 운전석 쪽으로 구조물이 떨어졌다. 차량 안에 탑승 중인 사람은 천장을 뜯어 구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당 차량은 철거 작업과 관계된 서대문구청 차량으로 30대 남성 운전자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장 인근에서는 이번 사고가 예견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당 구간은 철도 고압선이 흐르고 열차가 수시로 통행해 고도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곳이지만 철거 방식과 지지대 설치 등이 부실했다는 증언이다.

사고 현장인 미근동에서 40년간 거주한 60대 박모 씨는 “워낙 낡은 데다 고압선도 지나 저걸 어떻게 철거할까 늘 걱정됐다”며 “지날 때마다 위태위태해 보였다”고 했다. 식당 주인 최씨 또한 “쇠파이프 위에 합판을 얹어놓는 등 한눈에 봐도 안일하게 작업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열차가 지나갈 때마다 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취약한 곳인데 보수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부실하게 공사를 진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 회장은 “어디가 부식됐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도량은 원래 시공보다 철거가 어렵다”며 “철거순서도가 잘 되어 있는지, 도면대로 철거를 잘했는지 이런 과정에서 관리가 잘 이뤄졌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신속한 수습과 부상자 치료를 지시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사고 보고를 받은 뒤 “(이 대통령은) 사고 수습과 부상자 치료에 만전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며 “사고 원인을 엄정히 조사하고 추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철저히 마련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백승언 서울청 광역수사대장을 팀장으로 곧장 전단수사팀을 편성했다. 광역수사대 중대재해수사 2계 등 3개팀, 서울청 과학수사팀, 관할경찰서 형사팀 등 우선 총 50여명으로 꾸려진 수사팀은 신속히 수사에 착수해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사고 원인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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