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창고서 사라진 '68억 현금'…경찰, 범죄 수익 결론[only 이데일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27일, 오전 06:53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경찰이 2024년 9월 서울 송파구의 한 창고에서 도난당한 현금 68억의 출처가 범죄 수익금이라고 판단해 현금 주인을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임대형 무인 창고에 보관돼 있던 현금 약 40억원.(사진=서울 송파경찰서 제공)
이데일리 단독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26일 30대 남성 여모 씨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여 씨는 이른바 ‘코넥스(KONEX·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사칭 거래소 사건’으로 취득한 범죄 수익 중 현금 약 68억원을 빼돌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임대형 무인창고에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코넥스 사칭 거래소 사건은 한 범죄조직이 지난 2021년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의 명칭을 도용한 사이트를 제작하고 국내 유명 금융투자사와 제휴하고 있다고 속여 약 300명으로부터 140억원 이상을 가로챈 사건이다. 여 씨는 이 조직의 총책으로 구속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석방된 여 씨는 2024년 9월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임대형 무인 창고에서 발생한 현금 68억 절도 사건의 피해자로 세간에 알려졌다. 당시 창고의 중간 관리자로 근무하던 심모(46) 씨는 여 씨가 여행용 가방에 보관 중이던 현금 약 40억 170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심 씨는 ‘내가 누군지 알아도 모른 척하라. 그러면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가 적힌 종이를 남겼다.

임대형 창고에 보관된 현금 수십억 원을 훔쳐 달아났다 붙잡힌 창고 관리직원 심모 씨가 2024년 10월 11일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여행 가방 속 현금이 사라진 것을 알아챈 여 씨는 ‘창고에 보관해둔 현금 68억원을 도난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검거된 심 씨는 야간방실침입절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지난달 12일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당시 경찰은 피해금으로 추정되는 현금 약 40억 1700만원을 압수했다. 현금 주인인 여 씨는 출처에 대해 함구했다. 그러나 경찰은 도난당한 현금이 코넥스 사칭 거래소 사건의 범죄 수익이라고 의심해 이를 여 씨에게 돌려주지 않았고, 그를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입건했다.

여 씨는 지난해 7월 경찰 조사에서 잃어버린 현금 68억원이 사업 자금이었다고 진술했다. 중고 시계 매매 사업을 하며 얻은 현금 약 18억원과 골드바 매매 사업을 위해 지인에게 투자받은 약 50억원 등 총 68억원을 지난 2022년부터 해당 창고에 보관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여 씨는 심 씨의 항소심을 심리하는 재판부에 ‘압수된 현금 약 40억 1700만원을 환부해달라’고 신청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여 씨의 환부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현금의 액수, 보관 시기 등을 고려하면 현금의 출처가 코넥스 사칭 사이트 관련 사기 범행의 피해금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 현금의 출처가 사기 범행의 피해금이라면 현금이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몰수 대상에 해당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씨 측은 경찰의 송치 결정에 대해 “검찰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현금의 출처가 범죄 수익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충분히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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