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배당도 앞당긴 특검 사건…사건 적체에 3개월 규정까지 '이중 압박'

사회

뉴스1,

2026년 5월 28일, 오전 06:30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과 김건희 여사. /뉴스1 DB

내란·김건희특검 사건이 줄줄이 상고심으로 향하면서 대법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들 사건의 상고심 배당이 일반 형사사건보다 빠르게 이뤄지는 데다, '3개월 내 선고' 규정까지 맞물리면서 업무 과중과 신속 처리 압박이 동시에 커지는 양상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 사건의 재판부·주심 배당은 일반 사건과 같은 방식으로 이뤄지지만 그 시점은 앞당겨지고 있다.

대법원 사건의 배당에 관한 내규상 상고 본안 사건은 원칙적으로 답변서 제출 기간이 만료될 때 배당한다. 다만 형사 구속 사건은 상고이유서 제출 기간 만료 시 배당이 이뤄진다.

여기에다가 내란·김건희 특검법은 형사소송법상 기록 송부(14일)·상고이유서 제출(20일)·답변서 제출(10일) 기간을 각각 7일로 일괄 단축하고 있다. 재판부·주심 배당 시점 자체가 일반 형사사건보다 앞당겨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 배당은 이보다도 빠르게 이뤄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등 혐의 사건은 2심 선고(4월 29일) 21일 만인 지난 20일 상고심 재판부가 배당됐고,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통일교 알선수재·명태균 게이트 의혹 사건은 2심 선고(4월 28일) 후 28일 만인 지난 26일 재판부·주심이 정해졌다.

두 사건 모두 형사 구속사건 배당 기준인 상고이유서 제출 기간 만료를 기다리지 않고 배당이 이뤄졌다. 윤 전 대통령 사건은 상고이유서 제출 이틀 만에, 김 여사 사건은 나흘 만에 각각 재판부·주심이 정해졌다.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기소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사건 등도 2심 선고 한 달이 지나기 전 상고심 배당이 이뤄졌다. 법조계에서 "이례적으로 빠르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사건도 상고심 배당 절차를 기다리고 있어 특검 사건 상고심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모습. © 뉴스1 김민지 기자

여기에 '3개월 내 선고' 규정까지 더해지며 대법원의 부담은 한층 가중되고 있다. 내란 특검법 제11조 제1항과 김건희 특검법 제10조 제1항은 모두 "1심에서는 공소제기일부터 6개월 이내, 2·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 선고일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공직선거법이 1·2·3심 처리 기간을 각각 6·3·3개월로 규정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김 여사 사건은 오는 7월 28일, 윤 전 대통령 사건은 7월 29일이 각각 상고심 3개월 기한이 된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도 이 기준을 의식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내란 특검 기소 사건 중 가장 먼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온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건은 2심 선고(2월 12일) 후 정확히 3개월 만인 5월 12일 상고기각 판결이 선고됐다. 통상 목요일에 이뤄지는 대법원 소부 선고를 그 주 화요일로 당겨 진행한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해당 조항이 강행규정인지를 두고는 해석이 엇갈리지만, 대법원이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시각이 많다.

재판연구관 경력이 있는 한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은 3개월 규정을 지켰는데 특검 사건은 그렇지 않으면 또 정치적 해석이 나올 수 있다"며 "이미 정치적 영역이 된 만큼 이번에도 지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3개월 내 선고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같은 사실관계와 혐의를 두고 여러 피고인이 각기 다른 소부에서 재판을 받는는 만큼 통일된 결론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대법원으로서는 신속 처리 요구와 충분한 심리 필요성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안 그래도 사건 적체가 심한 상황에서 특검 사건까지 잇따르며 재판 운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칙적으로 재판연구관은 주심 배당 이후 상고이유서가 제출된 다음부터 본격적으로 사건을 검토한다. 다만 기한이 촉박한 사건의 경우 배당 전이라도 판결문 등을 미리 살펴보며 쟁점을 파악해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언급한 부장판사는 "안 그래도 형사 신건조(배당 전 사건 기록을 검토하고 쟁점을 정리하는 재판연구관 전담 조직) 부담이 큰데 특검 사건들이 들어오는 대로 빨리 처리해야 하는 분위기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재판연구관을 지냈던 고법판사는 "특검 사건들이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내란 사건 외에는 일반 형사사건과 비슷한 사건들이 많아 똑같이 기록을 보고 맡은 일을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금도 자정을 넘기는 것은 물론 주중·주말 없이 근무하는데 특검 사건이 더 늘면 당연히 업무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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