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책임만, 권한은 없다"…학교장 권한 OECD 평균 밑돌아

사회

뉴스1,

2026년 5월 28일, 오전 11:36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효동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2026.5.14 © 뉴스1 김영운 기자

우리나라 학교장의 권한 수준이 OECD 평균보다 낮고, 교육청 중심의 권한 구조는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년간 학교와 교사의 자율성은 줄어든 반면 교육청 권한은 확대되면서 학교 현장의 전문적 자율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8일 온라인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교장은 얼마나 권한을 가지는가?: OECD 데이터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2026 KEDI Brief' 제8호를 발표했다. 이번 브리프는 2025년 수행된 '학교장의 임용제도 및 권한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연구진은 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학교장 설문 자료를 활용해 한국과 OECD 국가들의 학교 권한 구조를 비교하고, 2006년부터 2022년까지 변화 추이를 분석했다. 교원 인사와 예산, 학생 지도, 교육과정 등 학교 운영 핵심 영역에서 학교·교육청·국가 단위의 권한 분포와 학교장·교사 등 학교 내부 주체의 권한 수준을 살펴봤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의 학교 권한 수준은 5.65점으로 OECD 평균(6.97점)보다 낮았다. 반면 지역 권한 수준은 4.49점으로 OECD 평균(1.77점)을 크게 웃돌았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우리나라 교육 거버넌스가 학교보다는 교육청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학교장 권한 역시 OECD 평균보다 낮았다. 한국 학교장의 권한 수준은 2.76점으로 OECD 평균(3.40점)에 못 미쳤다. 연구진은 "학교장이 학교 운영의 핵심 책임 주체이지만 실제 의사결정 권한은 제한적인 구조"라고 분석했다.

영역별로는 교원 인사와 예산, 학생 지도 분야에서 교육청 중심의 위계 구조가 강하게 나타났다. 한국의 학교 권한은 0.82점으로 OECD 평균(1.75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학교장 권한은 0.77점으로 OECD 평균(1.32점)을 크게 밑돌았다. 반면 교육청 권한은 2.08점으로 OECD 평균(0.84점)의 약 2.5배에 달했다.

교육과정은 유일하게 OECD 평균을 웃도는 영역이었다. 한국의 학교 권한(2.53점)과 교사 권한(1.63점)은 각각 OECD 평균(1.89점, 1.34점)을 상회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 같은 교육과정 자율성도 인사·예산 자율성의 부재로 실제 수업 혁신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PISA 2006~2022 자료를 활용한 통시 분석 결과 학교자율화 정책이 추진됐음에도 학교 권한은 2009년 7.44점에서 2022년 5.65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교육청 권한은 2006년 4.45점에서 2012년 2.70점까지 줄었다가 2022년 다시 4.49점으로 확대됐다.

학교장과 교사의 권한도 함께 약화됐다. 학교장 권한은 2012년 3.76점에서 2022년 2.76점으로 감소했고, 교사 권한 역시 같은 기간 3.09점에서 2.27점으로 낮아졌다.

연구진은 학교 자율성과 책임성의 균형 있는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학교자율화 정책의 실질적 성과를 학교 현장의 의사결정 권한 확대 관점에서 재평가하고, 중앙정부에서 교육청으로의 권한 이양을 넘어 단위학교 중심의 자율성 확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교육과정 자율성과 연계된 교원 인사·예산 자율성을 확대하고 학교 특성에 맞는 탄력적 운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학교장의 책임과 권한 간 균형 재설계, 교사의 전문적 판단과 재량 확대, 학교 구성원 참여 기반의 책임경영 체제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ho@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