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보법 '공소보류' 사건 직권 재기…41년 만에 '혐의없음' 처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5월 28일, 오후 04:00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검찰이 지난 1983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공소보류 처분했던 사건을 41년 만에 직권으로 재기해 혐의없음 처분했다. 공소보류(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과거사 사건에서 검사가 직권으로 사건을 재기해 혐의없음을 선고한 최초 사례다.

서울중앙지검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서울중앙지검은 28일 책 『보안사』의 저자 김병진씨가 공소보류 취소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데 따라 과거 사건기록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혐의없음 처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1983년 7월 김씨가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에 연행되면서 시작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일본 유학 시절 재일동포 간첩 서모씨를 만나 사상교육을 받으며 교류하던 중, 1976년 3월경 서씨로부터 지령을 받고 귀국해 국가기밀을 수집하고 공작금을 수령했다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서울지방검찰청에서 공소보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이 혐의없음으로 판단한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당시 민간인에 대한 수사권이 없던 보안사가 수사를 진행하면서 김씨를 불법 구금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또 기소된 공범 서씨의 재심 사건에서 2017년 8월 서씨에 대한 무죄가 확정된 점도 결정적으로 고려됐다.

이번 처분은 과거사 피해자 권리구제의 공백을 검찰이 직권으로 메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재심을 청구할 수 있지만, 공소보류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람은 당사자가 직접 진행할 수 있는 별도의 권리구제 절차가 없다. 국가보안법 제20조는 죄를 범한 자에 대해 범행 동기와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해 공소 제기를 보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앞으로도 인권침해 과거사 사건에서 공익의 대표자이자 객관적 법집행기관으로서 적법절차 준수와 인권보장의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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