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27일 서울 성북구 정릉 인근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뉴시스)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 인쇄업소를 운영하던 안 씨는 지난해 5월 더불어민주당 강동구 갑 선거연락소로부터 의뢰를 받고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현수막을 제작했다. 선거연락소는 안 씨에게 선관위가 교부한 인증 표지 20개를 지급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후보자의 현수막을 게시할 때는 반드시 관할 선관위에서 발급한 인증 표지를 부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존 현수막을 새것으로 바꿀 경우에는 기존에 붙어 있던 인증 표지를 그대로 부착해야 한다.
하지만 안 씨는 현수막에 인증 표지를 붙이지 않았다. 그는 인증 표지 1개를 스캔해 포토샵으로 일련번호를 지우고, 이를 현수막 이미지 파일에 넣어 인쇄했다. 현수막 일련번호는 출력한 현수막에 유성매직으로 직접 적었다. 안 씨는 이렇게 제작한 현수막 20개를 강동구 일대에 게시했다.
당시 선거연락소가 안 씨에게 인증 표지에 대해 물었지만, 안 씨는 “비가 와서 1차 제작한 현수막에서 뗀 인증 스티커를 새 현수막에 붙이면 접착력이 떨어져 잘 붙지 않는다”며 “똑같으니까 상관없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과정에서도 안 씨는 “선거 현수막을 설치할 때 선관위가 교부한 스티커를 부착해야 하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현수막을) 빨리 제작·게시해야 해 같은 모양의 표지를 (스캔해 현수막 이미지 파일에 넣어) 인쇄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재판에 넘겨진 안 씨 측은 돌연 혐의를 부인하며 “인증 표지 자체를 새롭게 생성한 것이 아니라 인증 표지의 이미지 파일을 생성하여 이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위조된 공기호를 행사할 목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안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위조한 현수막의 인증 표지는 일련번호가 수기로 적힌 것을 제외하면 모양·크기·색깔·기재된 내용·글자의 문자체 등이 원본과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일반인이 이를 진짜 인증 표지로 인식할 만큼의 외관을 갖췄다”며 위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 수사 과정에서 안 씨의 진술을 토대로 위조된 공기호를 행사할 목적이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선거의 공정성 및 선거관리의 효용성, 나아가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신력을 저해하였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안 씨가 범행을 인정하는 점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정치적 의도나 목적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위조된 인증 표지가 인쇄된 선거 현수막이 게시된 시간도 비교적 짧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