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AI 토큰' 동났다…활용도 높아졌지만 '보안 문제'는 해결 과제

사회

뉴스1,

2026년 5월 30일, 오전 06:00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2025.9.26 © 뉴스1 안은나 기자

저연차 검사들을 중심으로 수사와 기소 단계에서부터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오늘날 AI 기술 활용을 업무 효율성 등 측면에서 시대적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밀 유출 등 보안상 문제는 선결 과제로 꼽힌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정책기획과는 이달 초 전체 검찰 구성원에게 '엘박스(LBOX)의 법률 AI 서비스 이용 한도가 초과했다'며 '업체 측과 추가 제공에 관한 협의가 이뤄질 것'이란 취지의 내용을 공지했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 10일쯤 재가동된 것으로 파악됐다.

엘박스는 국내 대표 리걸테크 기업으로 500만개 이상의 판례를 바탕으로 법률 지식과 관련한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검, 경찰청 등 주요 국가기관을 비롯해 로펌과 대기업 등 1600여 개 고객사를 두고 있다. 토큰은 엘박스의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단위를 일컫는다.

대검은 2025년 1월 엘박스와 체험단 서비스 계약을 맺고 시범 운영을 진행한 뒤 이용 후기와 데이터베이스(DB) 서비스 이용 혜택, 계약 금액 등을 종합 고려해 같은 해 8월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1년 단위며 계약 금액은 전년도 서비스 이용량을 기준으로 올해 이용량을 예측해 산정하고 있다.

대검은 올 초 엘박스와 재계약 당시 지난해보다 서비스 횟수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약 4개월 만에 서비스가 조기 소진된 것이다. 엘박스 관계자는 "검찰 내 활용도가 당초 예상을 상회하며 빠르게 증가했다"며 "대검과 협의해 신속히 추가 분을 제공해 서비스 이용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엘박스의 AI 서비스는 수사 단계에서뿐만 아니라 기소, 재판 과정에 이르기까지 검찰 내부에서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수사 실무를 담당하는 저연차 검사와 검찰 수사관들은 법리 검토나 유사 사례에 대한 판례 및 참고문헌 검색, 판례상 유·무죄 판단 기준 분석 등에 도움을 받고 있다.

수도권 소재의 한 평검사는 "보안상 등 문제로 기록과 관련해 직접 활용은 못 한다"면서도 "쟁점이 되는 부분에 대한 유사 판례 등 확인하는 용도로 쓰임은 예전보다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부장검사도 "저연차 검사일수록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검찰보다 앞서 2023년 엘박스의 AI 서비스를 도입했다. 엘박스 관계자는 "경찰이 단일 직업군 중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며 "경찰청 차원에서 지원 외에도 필요시 각 청에서 개별 계약을 맺기도 한다"고 밝혔다.

수사기관의 AI 서비스 활용에 대해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지극히 당연하고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다만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보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큰 숙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대안으로 '자체 AI 시스템 구축'을 언급했다. 실제 국내 대형로펌이나 대기업에서는 기밀 유출 방지를 위해 내부에서 AI 서비스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국가기관 중에서는 대법원이 지난해부터 재판 업무 지원 AI 플랫폼 구축 사업을 이행하고 있다.

이 평검사 역시 "내부 보안 강화를 위해 망이 분리돼 있어서 내부망으로 바로 서비스 이용이 제한돼 있다 보니 다소 불편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younme@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