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재 교장(사진=서울일원초등학교)
교육 현장에선 소수의 학부모가 지속적 민원으로 학교·교사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호소가 줄을 잇고 있다. 결국 교육활동 위축으로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침해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선 악성 민원에 대해 교육감이 의무적으로 고소·고발토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학교의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악성 민원의 경우 무고·업무방해 혐의가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박 교장은 “현재 학교장들은 본연의 역할인 학교 경영과 학생 교육 지원에 집중하기보다는 악성 민원과 소송 대응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교육청과 교육감이 교육활동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악성 민원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 학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학교의 민원 창구를 민원대응팀으로 일원화하도록 했지만 현장 교사들의 체감도는 낮은 상황이다. 앞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 3월 전국 분회장 7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 민원 대응 실태조사 결과 ‘학교 민원팀 또는 대응 체계가 실제로 운영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51.2%에 그쳤다.
박 교장은 “학교에 대한 민원 대응은 교육청과 외부 전문 기관이 함께 책임지는 공적 대응 체계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며 “학교는 교육기관이지 민원을 처리하는 행정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장은 교권 침해 행위에 대한 학교생활부(학생부) 기재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그는 “현장에서는 중대 교권 침해가 반복되거나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아무런 기록이나 책임이 남지 않는다면 학교의 교육적 권위와 질서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면서도 “학교는 학생을 처벌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학생의 성장과 변화를 돕는 교육기관이라는 점에서 학생부 기재 문제도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이후에 교권 침해의 학생부 기재를 추진하자는 주장인 셈이다.
다음 달 3일 이후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교육감이 결정된다. 박 교장은 새로 취임하게 될 교육감들에게 “무엇보다 교사가 아이들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며 “지금 학교 현장은 단순히 ‘힘들다’는 수준을 넘어 교육의 지속 가능성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악성 민원이나 교권 침해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이로 인해 학교 본연의 역할이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박 교장은 “악성 민원으로 인해 교사와 학부모 간 신뢰가 무너지고, 교육활동은 물론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침해되는 상황이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며 “특히 무분별한 민원으로부터 교권을 보호할 실질적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읍소했다.
박 교장은 최근 들어 현장 체험학습을 시행하는 학교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학생들은 현장 체험을 통해 배움의 깊이를 더하게 되고 친구들과 함께 이동하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배려심과 책임감, 사회성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며 “최근 현장 체험학습과 수학여행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보면 교육자로서 매우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교육부가 지난 28일 발표한 ‘현장 체험학습 지원 방안’에 대해선 일단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경우 교사의 책임을 면제하는 내용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면책 범위와 적용 기준이 실제 사고가 난 상황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작동할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했다. 향후 법률 개정안 의결과 학교 안전사고 관리 지침 보완 과정에서 교육부와 국회가 현장의 우려를 불식시켜달라는 주문이다.
박 교장은 교육부 장학관과 싱가포르한국국제학교 교장, 서울교육청교육연수원 초등교원연수부장을 역임하고 작년 9월부터 서울일원초 교장으로 재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