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위반한 '결혼중개업자' 법인이라면…대법 "실행 직원, 양벌규정 적용"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01일, 오전 06:02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결혼중개업법) 위반시 처벌 대상인 ‘결혼중개업자’가 법인으로 판단되는 경우, 실제 행위자들은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 가능하단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결혼중개업법상 양벌규정은 법인 또는 법인의 대표자, 종업원 등이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세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사진=뉴스1)
특히 대법원은 관련 사건에서 공소제기·유지한 검찰이 공소장 변경 과정에서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공소사실 및 적용법조 오류를 범했다고 이례적으로 꾸짖으면서, 이에 대해 검찰에 ‘석명(법원이 사건 진상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추가 설명 기회를 주고 입증을 촉구하는 행위)’을 요구하지 않은 원심(2심)에도 잘못이 있다고 강조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결혼중개업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제결혼중개업체 대표 A씨, 팀장 B씨, 직원 C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A씨에 대해 무죄, B·C씨에 대해선 각각 벌금 200만·100만원을 선고한 원심(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들은 국제결혼중개업체를 운영하면서 베트남 국적 여성들의 얼굴 사진과 키, 몸무게 등이 담긴 정보를 현지 협력업체로부터 전달받아 업체 홈페이지 가입자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결혼중개업자는 국가·인종·성별·연령·직업 등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해서는 안된다는 결혼중개업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검찰 판단이었다.

상고심에 이르러 검찰은 물론 2심 재판부가 대법원의 질타를 받게 된 건 이들에 대한 공소제기부터였다.

검찰은 공소제기 당시 결혼중개업법상 처벌 대상인 결혼중개업자는 법인에 해당한다고 보고, 피고인들에 대한 적용법조로 각각 결혼중개업법상 양벌규정, 형법상 공동정범 등을 모두 기재했다. 다만 1심 과정에서 검찰은 공사장 변경을 통해 A씨는 결혼중개업자에 해당하고 B·C씨에 대해선 양벌규정과 공동정범 등 기존 적용법조를 유지했다.

이에 1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이같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으며, 특히 B·C씨에 대한 적용법조로 양벌규정이 아닌 공동정범을 기재했다. 반면 2심은 결혼중개업자는 A씨가 아닌 법인이라며 A씨에 무죄를 선고하는 한편 실제 위반행위를 실행한 B·C씨에 대해서만 법인과의 공동정범으로서 유죄를 인정했다.

대법원은 이들 피고인에 대한 원심 판단을 모두 뒤집었다.

먼저 대법원은 “공소사실과 증거에 따르면 원심이 A씨가 아니라 이 사건 회사를 결혼중개업자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면서도 “B·C씨는 이 사건 위반행위를 한 실제 행위자에 해당한다면 결혼중개업법 양벌규정에 따라 벌칙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을 뿐이지, 법인과 공소사실 기재 행위에 관한 공동정범 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형법을 적용해 처벌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법인과 행위자의 관계에서 형법 총칙의 공범관계 규정을 적용할 수 없어 공동정범으로 처벌 불가하다는 설명으로, 단 결혼중개업법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 가능하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그러면서 공소제기·유지한 검찰은 물론 원심에 대해 이례적으로 질타를 이으면서 A씨에 무죄를 판단한 원심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결혼중개업자 또는 공동정범으로 처벌받는 것’과 ‘결혼중개업법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받는 것’은 구성요건이 다르고 방어방법에도 차이가 있으며 서로 다른 법률적 구성 또는 평가를 전제로 한다”며 “1심 공판과정에서 공소장변경 등으로 공소사실과 적용법조가 상이한 구성요건이나 법률적 평가를 전제로 하여 조화롭지 않거나 정합성이 없음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원심으로서는 유·무죄 등 판단에 영향을 미치거나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공소사실 및 적용법조의 문제점이나 오류 등에 관해 검사에게 올바르게 보완하도록 석명을 요구해 공소제기 취지를 분명히 한 다음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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