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모양·옷 색깔에 '좌표 찍기'…선거철 반복되는 정치색 낙인

사회

뉴스1,

2026년 6월 02일, 오전 11:15



"내일 출근하는데 ○○색 반팔티 입으면 특정 정당 지지자로 보일까?"


6·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상적인 사진과 게시물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선거철마다 정치적 의사 표현과 무관한 일상적 행동까지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면서 과도한 해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가수 이영지는 6·3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끝난 지난달 31일 빨갛게 염색한 헤어스타일에 빨간색 의상을 착용한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특정 정치 성향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이영지는 "시의성 없는 업로드를 해서 죄송하다"며 해명했다.

지난해에는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빨간색 의상과 숫자 '2'가 적힌 점퍼를 입은 사진을 올렸다가 특정 정당 지지 의혹에 휘말리기도 했다.

선거철마다 유명인들은 의상 색상이나 손가락 모양, 숫자, 이모티콘, 게시글 문구 등을 이유로 정치색 논란의 대상이 되곤 한다. 최근에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SNS 게시물을 두고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전 투표하러 가는데 빨간색 옷 입어도 되나. 아무 뜻 없는데 오해받을까 봐 걱정된다", "사전투표 이후 매일 특정 색깔 옷 입고 SNS 게시물 올리는 거면 그 정당 지지하는 거겠지?", "대선도 아니고 지선이면 색깔 신경 안 써도 되는 거 아닌가?" 등 취지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정치적 의도와 무관한 게시물에도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의미가 담겼다고 해석하며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회사원 이 모 씨(33·여)는 "선거철마다 색깔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건 다소 유난스럽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있는데 SNS에 떠도는 억측만으로 정치 성향을 단정하는 모습이 우습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회사원 윤 모 씨(36·여)는 "실제로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지만 선거 직전에는 특정 색상의 옷을 입은 사진을 SNS에 올릴 때 한 번쯤 망설인 적이 있다"며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단순히 특정 색상의 옷을 입거나 손가락 모양을 취한 것만으로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기 위한 행위를 선거운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정 후보자나 정당에 대한 지지·반대 의사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특정 색상의 옷을 입거나 손가락 모양을 취한 행위만으로는 일반적으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철이 되면 사람들이 평소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향은 예전부터 있었다"며 "특정 색깔의 옷이나 손 모양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의도가 있더라도 표현의 자유 영역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처럼 만들기보다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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