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27년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를 인천 송도에서 연다. 한국 정부 주최로 국내에서 회의가 열리는 것은 1995년 이후 32년 만이다.
정부는 지난달 11일부터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제48차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와 제28차 환경보호위원회에 참석했다고 2일 밝혔다.
남극조약 체제는 남극의 평화적 이용과 환경 보호를 위해 마련된 국제 협력 체계다. 환경, 해양, 광물 등 분야별 조약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는 남극조약 가입국 58개국 가운데 협의 당사국 29개국이 참여하는 연례 협의체다.
이번 회의에서는 남극 환경보호, 기후변화 대응, 관광 및 비정부 활동, 과학연구 협력 등 남극조약 체제 안의 주요 현안이 논의됐다. 정기용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 정부 대표(전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는 이번 회의에서 부의장을 맡았다.
한국은 1986년 남극조약에 가입했고 1989년 협의 당사국 지위를 얻었다. 현재 남극에서 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과학기지를 운영하며 기후, 생태, 해양, 지질 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제27차 환경보호위원회에서는 극지연구소 김지희 책임연구원이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한국 대표단은 이번 회의에서 세종기지 인근 영구동토층 변화 양상과 남극 내 미세플라스틱 축적 현황 등을 담은 문서를 제출하고 발표했다. 남극 환경 변화와 오염 문제를 과학적으로 공유한 것이다.
대표단은 황제펭귄의 특별보호종 지정과 캐나다 등 신규 협의 당사국 확대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냈다. 기후변화로 서식 환경이 위협받는 남극 생물 보호와 남극조약 체제의 대표성 확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번 회의는 한국이 남극 연구 성과를 국제사회에 공유하는 자리이면서 동시에 2027년 차기 회의 개최국으로 공식 준비에 들어가는 출발점이기도 했다. 특히 최근 남극 해빙 감소와 생태계 변화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한국도 남극 환경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 논의에 역할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2027년 5월 17일부터 27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제49차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와 제29차 환경보호위원회를 개최한다. 관련한 국내 개최는 1995년 제19차 회의 이후 32년 만이다.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는 남극의 이용 원칙과 환경보호 기준을 조율하는 국제회의다. 차기 회의 개최는 한국이 남극 연구기지 운영국을 넘어 남극 거버넌스 논의에도 직접 참여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외교부, 해양수산부(해수부),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 등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회의 준비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