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경북 안동시 정하동 강남초등학교에 설치된 강남 제2 투표소에 이른시간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2026.6.3 © 뉴스1 신성훈 기자
"딸과 제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한 표가 됐으면 좋겠어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 날인 3일 전국 곳곳에서는 투표소가 문을 열기 전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소중한 한 표가 지역 일꾼들에게, 나아가 우리나라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지난달 29~30일 진행된 사전투표와 달리 공식 선거운동이 이날 오전 0시를 기해 종료된 만큼, 각 시도 의원 후보 및 가족 선거 운동원들의 유세 활동 없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투표가 이뤄졌다.
투표가 시작되는 오전 6시를 15분가량 앞둔 이날 오전 5시 45분쯤부터 서울 노원구의 한 투표소에는 '오픈런' 대기 줄이 늘어섰다.
오전 러닝을 마치고 투표소를 찾은 김 모 씨(33)는 "매일 이 시간에 노인정을 도는 코스로 뛰는데, 어르신들의 대기 줄이 보여 급하게 신분증을 챙겨 투표소를 찾았다"며 "내 작은 한 표가 지역 일꾼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투표 시작 시각엔 벌써 50여 명의 대기 줄이 생겼고, 오전 6시 30분쯤엔 이곳에서만 100여 명이 투표를 할 정도로 이른 아침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를 타고 투표소를 찾은 고령층의 유권자들이 주를 이뤘다. 간간이 킥보드나 자전거를 타고 투표소를 찾는 청년층도 보였다.
고교생 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이 모 씨(48·여)는 "나는 물론 우리 부모님, 그리고 딸이 행복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서 이른 아침에 나왔다"고 했다. 딸 김 모 양(18)은 "첫 투표라 친구들보다는 엄마와 함께 투표하는 게 더 뜻깊다고 생각해 함께 왔다. 교육감 투표에 특히 신경 썼다"고 귀띔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투표소를 아내와 함께 찾은 50대 남성 이 모 씨도 "줄을 좀 덜 설 것 같아 일찍 투표소를 찾았다"며 "많이 바라지 않는다. 청렴한 일꾼이 뽑히길 바라고 대한민국이 잘 됐으면 한다"고 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일인 3일 부산 부산진구청에 마련된 부암제1동제4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아이들과 함께 투표를 하고 있다. 2026.6.3 © 뉴스1 윤일지 기자
평소 일과를 잠시 미루고 일찍 투표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춘천 퇴계동 행정복지센터 3층 투표소에서 오전 5시 20분부터 기다려 한 표를 행사한 주재순 씨(70·여)는 "이 시간이 원래 운동을 가는 시간이다. 그런데 오늘 오후에 다른 약속이 생길 수도 있어 투표를 먼저하고 일찍 나왔다"며 "강원도와 춘천의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인물에 한 표를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근에 삼성중공업이 위치한 거제시 장평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조선복 작업복 차림의 유권자들이 오전 6시 전부터 입구에 줄을 서며 투표 개시를 기다렸다. 이들은 투표를 마치자마자 서둘러 출근길에 올랐고, 일부 유권자는 남은 휴일을 보내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작업 마스크를 착용한 김재석 씨(63)는 "회사 일정을 맞추기 위해 일하러 간다"고 전했다.
경북 안동시 정하동 강남초교에 마련된 강남동 2투표소의 인근에서 밭농사를 짓는다는 A 씨(57)는 "오늘 할 일이 태산이라 새벽같이 나왔다"며 "우리 지역을 위해 진짜 땀 흘려 일할 사람을 뽑아놓고 가야 마음 편히 일할 수 있지 않겠냐"며 흙 묻은 손을 털었다.
접전 지역에서도 이른 아침부터 투표 행렬이 이어졌다. 여야가 공통으로 접전지로 꼽은 울산의 중구 다운아파트에 마련된 다운동 제6투표소에서 가장 먼저 투표를 마치고 나온 김공만 씨(77)는 "지병이 있어 거동이 불편한데, 주위 분들의 도움 덕분에 1등으로 투표를 마칠 수 있었다"며 "누가 당선되든 울산을 올바른 방향으로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녀와 함께 투표장을 찾은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어린 자녀를 안고 광주 광산구 하남동 제3투표소를 찾은 이혜진 씨(39)는 "아이에게 민주주의 현장을 직접 보여주고 싶어 서둘러 나왔다"며 "정치인들 좋으라고 하는 선거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지금보다 더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제주 노형동에서 아내, 딸과 함께 투표한 강승훈 씨(48)는 "잘사는 제주, 평등한 제주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했다"고 전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강 씨의 딸도 생애 첫 투표를 마친 뒤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전 10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11.0%로, 같은 시각 8회 지방선거 투표율(8.7%)보다 2.3%포인트(p) 높다.
유권자는 이날 오후 6시까지 본인의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운전면허증 등 사진이 있는 신분증을 지참하면 된다. 모바일 신분증의 경우 사진·성명·생년월일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면 된다.
kit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