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지 부족' 잠실 투표함 반출 놓고 밤샘 대치…"개표 중단"(종합2보)

사회

뉴스1,

2026년 6월 04일, 오전 03:44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일부 주민들이 개표 중단을 외치고 있다. 2026.6.3 © 뉴스1 박지혜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 날인 3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맞은 서울 송파구의 한 투표소 앞에 주민들과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집결하면서 밤샘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오후 10시 투표가 종료된 지 5시간이 지났지만, 대치 국면이 계속되면서 투표함 반출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는 오전 3시 기준 수백 명이 모여 있다.

이들은 투표소 앞과 아파트 단지 출입구 일대를 둘러싼 채 "부정선거", "개표 중단", "투표 무효" 등의 구호를 외치며 투표함 반출을 가로막은 채 경찰 등과 대치 중이다.

해당 투표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지역 14개 투표소 중 한 곳으로,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들 투표 종료 시각을 당초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로 4시간 연장해 투표를 진행했다.

새벽이 깊어질수록 투표소 앞 인파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는 모습이다.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든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잇따라 합류했고, 태극기를 들거나 붉은색 모자를 착용한 시민들도 모여들었다.

밤샘 상황에 대비하려는 듯 시민들은 아파트 정문 인근 편의점에서 생수와 이온 음료 등을 남김없이 사 갔다.

투표소 앞에서 딸과 함께 상황을 지켜보던 40대 최 모 씨는 "선관위에서 투표용지 관리를 해야 했다"며 "이렇게 시민들의 정치 성향을 원색적으로 드러내는 상황을 만들면 안 됐다"고 지적했다.

최 씨는 "이곳은 특히 정치색이 강한 지역인데 이를 선동하는 외부 세력도 있고, 이런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게 부끄럽다"며 "이렇게 분열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100% 선관위의 문제이고, 이로 인해 음모론이 나오는 것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반면 "투표도 못했는데 무슨 개표를 하는가", "시험을 보려고 했는데 시험지를 못 받은 격"이라며 반발하는 주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송파구 인근에서 투표하려다 '용지 부족'으로 투표하지 못한 이들도 대거 이곳으로 몰렸다. 이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왔는데, 소중한 한 표도 행사하지 못한다는 데 참혹감을 느낀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60대 여성은 "살다 살다 처음 있는 일이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떻게 투표지를 모자라게 가져올 수 있는가. 선관위와 이재명 정부가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일에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 4일 새벽 경찰기동대가 배치되고 있다. 2026.6.4 © 뉴스1 박지혜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도 현장을 찾았다. 이날 0시쯤 투표소에 항의 방문을 온 김재섭 의원은 "서울시 선관위가 아무런 지침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마냥 대치시키고 있다"며 서울 중구의 서울시 선관위로 이동했다.

뒤이어 투표소를 찾은 같은 당 김은혜 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개표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오전 1시 30분쯤 투표소에 도착한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당 지도부가 현재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과 면담 중"이라며 "이 상태에서 개표를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투입됐던 경찰 기동대는 현재 아파트 단지 밖으로 물러나 대기 중이다. 시민들은 경찰이 투표소로 진입하려는 움직임이 보일 때마다 항의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도 이번 선거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시위대 500여 명이 모여 '부정 선거 원천 무효'라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 시위대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개인 방송을 통해 집결 장소를 광화문에서 중앙선관위로 정정하자, 과천으로 향했다.

한편, 허철훈 중앙선거관위 사무총장은 전날 오후 9시 경기 과천시 청사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 송파구에 12개, 강남구와 광진구에 하나씩 총 14개 투표용지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오후 6시 40분쯤에는 나머지 투표소들은 대부분 (문제가)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투표용지 부족 서울 지역 14개 투표소 중 잠실7동 2투표소처럼 투표 종료 시각을 연장한 사례는 없다는 게 선관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보수성향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전날 노 위원장, 허 사무총장, 서울시 선관위 오민석 위원장·김범진 사무처장, 서울시 송파구 선관위 민소영 위원장·조시훈 사무국장 등을 직권남용·직무 유기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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