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신약 효과 미리 예측"…국립암센터, 기술개발 착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04일, 오전 10:52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신약 후보물질이 실제 치료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인공지능(AI)이 미리 가려내는 기술 개발이 추진된다. 국립암센터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실패 부담을 줄이고 환자 맞춤형 암 치료 전략을 고도화하기 위해 관련 연구에 착수한다.

국립암센터는 생물정보연구과 신동관 박사 연구팀이 세포주, 오가노이드(환자 조직에서 만든 3차원 미니 장기 모델), 동물모델 등 서로 다른 실험 환경의 결과를 연결해 약물 반응을 예측하는 ‘생물학적 세계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국립암센터 생물정보연구과 신동관 박사.(사진=국립암센터)
연구팀은 AI가 세포 실험 결과를 학습한 뒤 실제 생체 환경에 가까운 오가노이드와 동물모델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타날지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AI가 신약 후보물질의 ‘가상 임상시험장’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규 연구개발 사업인 ‘인공지능(AI)+과학기술(S&T) 혁신기술개발 사업’의 하나로 진행한다. 이 사업은 AI를 활용해 과학기술 연구방식을 혁신하고 우리나라 핵심 전략 6개 분야의 AI 기반 연구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9년까지 4년간 총 225억원을 투자한다. 국립암센터 연구과제는 바이오 분야 대표 과제로 선정돼 30억원 사업비가 배정됐다.

이번 연구는 신약 개발의 대표적 난제로 꼽히는 스케일 갭(scale gap)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는 실험실에서 효과를 보인 약물이 실제 생체 환경에서는 동일한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종양 주변 환경, 면역반응, 세포 간 상호작용 등 실제 인체의 복잡한 특성이 실험실 환경에서는 충분히 재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세포주, 오가노이드, 동물모델을 각각 하나의 독립된 생물학적 세계로 정의하고, 한 세계에서 얻은 약물 반응 정보를 다른 세계로 옮겨 예측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한다. 이를 통해 특정 약물을 투여했을 때 암세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어떤 유전자가 활성화되거나 억제되는지까지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팀 측은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약물이 세포 안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까지 예측하는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가 성공하면 신약 후보물질의 실패 가능성을 조기 확인하고, 유망한 치료제를 보다 빠르게 선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이 효과적일지 예측하는 정밀의료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어 암 환자 맞춤형 치료전략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 신동관 박사가 연구책임자를 맡고 국민대학교 인공지능학부 음수빈 교수 연구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김윤희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김윤희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AI가 예측한 약물 반응을 환자 유래 모델에서 검증해 신뢰성을 높이고 암 환자에게 보다 효과적인 맞춤 치료법을 찾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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